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번갈아 지낸 이력의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재의 부결 사태와 관련, 여야의 '반란표'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9일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금 표결이 끝난 다음에 국민의힘이 자기네들 대오를 제대로 잘 갖췄는지, 민주당에서 어느 정도 또 반란표가 나오는지 얘기하는데 그 자체는 별로 의미가 없다"며 "그 표결 결과 자체를 일반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민심이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 대다수가 이 채상병 특검법이 찬성되기를 바랐는데 그것이 저렇게 무위로 끝났기 때문에 국민이 과연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그걸 비토(veto. 거부권 행사)했을 때 그 비토의 명분이 정말 일반 국민이 납득할 정도로 충분했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은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법안 재의결 요건이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2/3 찬성'이 됐기 때문. 특히 범여권이 115명(국민의힘 113명, 자유통일당·친여 무소속 각1명)이고 국민의힘 내에서 안철수·김웅·최재형 의원 등 5명이 찬성투표를 공언한 상태에서 반대·무효표 합이 115표로 나오자 '야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한 것 아니냐', '여당 소신파 의원들이 마음을 돌린 게 아니냐'는 등의 추측이 무성하게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정부·여당을 겨냥해 "지난번 총선 끝나고도 일반 민심이 국민의힘에 대해서 왜 그렇게 냉혹하게 갔는지에 대해 나름대로 새로운 반성을 했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 끝나고 지지율이 24%선에서 답보하고 있는 것 아니냐. 총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 대통령이 변했다고 보지 않으니까 그런 지지율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번 총선에서 야당이 아주 공개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언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야당에 그렇게 많은 의석을 줬다는 것은 국민들 스스로도 탄핵을 한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이다. 국민 스스로도 야당의 얘기에 어느 정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니까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은 그 문제에 대해서 각별하게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해야만 민심을 다시 내 편으로 돌릴 것이냐 하는 노력을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여당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부상 중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총선을 총괄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평가를 할 것 같으면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패배를 그래도 최소화하는 데는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만 한 전 위원장의 차기 당권 도전설에 대해선 "내가 보기에는 한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여당의 대표라는 것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굉장히 어렵다는 걸 스스로 확인했을 것이다. 여당의 대표는 대통령과 관련해서 행동반경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러니까 그와 같은 상황을 또 한 번 겪으면 어떤 결과가 날 거라는 걸 대략 판단을 할 것"이라며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이 다른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식으로 꼭 당 대표 출마를 할 거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한 전 위원장이 정치적인 현명한 판단을 한다면 당분간 당에 들어오거나 대표 같은 거 할 생각은 안 할 거라고 본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선거가 그렇게 오래 많이 남지도 않았다. 2년 후면 지자체 선거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지자체 선거를 대비해야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이 움직이는 행태로 봐서는 별다른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금년 연말이 지나면 또 갑작스럽게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당을 어떻게 움직여야 될 거냐는 문제가 많이 대두가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힘은 1년이 지나면 더 빠지게 될 수밖에 없고 누가 다시 지자체 선거를 이끌어갈 것이냐 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가면 또 누가 와서 해야 승리를 이끌 것인가 하는 걸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그때 등장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지만 하여튼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 나온 윤 대통령 탈당 가능성 언급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김 전 위원장은 일축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금 국민의힘마저 빠져나가면 뭘 믿고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려고 하느냐"며 "신당을 창당하려고 했으면 대통령 되자마자 했어야지 지금 와서 신당을 창당한다고 지금 같은 대통령 지지율에서 그 정당이 저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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