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병원 노동자들이 대자보를 통해 "휴진 결의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학교병원노동조합은 병원 곳곳에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노조는 이 대자보를 통해 히포크라테스 선서 내용 중 "나는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떤 것도 멀리하겠노라" 등 문구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휴진으로 고통받는 이는 예약된 환자와 동료뿐"이라며 "의사제국 총독부의 불법파업결의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4월 휴진 때에도 병원에 대자보를 붙인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4월 하루 휴진 당시 전화예약실 직원·외래 간호사 등이 환자에게 사과하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진료 일정 등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병원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다. 교수들이 직접 진료 예약 변경을 하도록 해라"고 통보했고, 노조 회원들에게 집단휴진과 관련한 진료 예약 변경 업무를 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병원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오로지 조합원들이 감내하며 업무 과중과 무급휴가 사용에 내몰려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휴진 결의는 즉시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정기총회를 열고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에 동참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파업 참여율이 예상과 달리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의협의 18일 단체 휴진은 출구 전략"이라며 "의협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었던 의대 증원 문제는 되돌릴 수 없게 됐고,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선 정부가 대화의 손을 내민 상황이라 18일 이후에는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서울의대 비대위도 무기한 휴진을 발표했지만, 정작 교수들은 무기한 파업은 현실화하기 어렵다며 당황한 분위기"라며 "무기한 휴진을 걸어놓고 개별 파업을 하든 조기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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