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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위기 지역은 교육발전특구에서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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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위기 지역은 교육발전특구에서도 외면?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살 맛 나는 지방화 시대, 교육이 연다

지역 성장과 교육

지역 성장과 교육의 중요성은 요즘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쇠퇴를 막기 위해서도 교육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새로운 계획도시가 안착하려면 국제고, 특수목적고, 자율형 공립고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조성해야만 성공적인 자족도시가 될 수 있다고 너도 나도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일자리만 끌어와서는 주말엔 유령도시로 변한다는 혁신도시, 기업도시에 관한 기획기사도 종종 있었다.

세계에서도 유명한 교육열을 지닌 우리나라에서는 이사할 때 중시하는 것이 교육환경이다 보니, 한 지역 안에서도 과소 학교와 과대 학교가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는 실정이다.

그러나, 양질의 교육환경은 지속적 인구 유입으로 양적인 지역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모르나, 질적인 지역 혁신까지 이어지게 하기엔 필요조건일 뿐이다. 지역애, 향토애를 키울 지역이해교육이 동반되는 양질의 교육환경이어야 지역의 질적 양적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지방시대의 필요충분조건인 지역이해교육 혹은 향토교육의 중요성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각 지역의 위상이 재조명되던 시기에 교육의 지역화 논의와 함께 부각되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글로컬시대에 들어서면서 각 지역의 고유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그를 통한 지역정체성 함양이 세계화 및 지방화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기본적 토양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IB교육에서도 지역사회 참여(Community Engagement) 프로젝트 학습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성을 함양하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경향에 부응하기 위한 지역이해교육은 단순히 지역 지식의 전달을 위한 매개 기능이 아니라, 개념 이해 및 통합적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가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IB-학습법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지역사회 참여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자기가 태어나고 살아가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 즉 장소애도 갖게 된다. 그렇게 성장한 지역 인재는 매력적인 지역성을 살려 진정한 지역 발전으로 이끌 것이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살린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과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11월 '지방시대 엑스포',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한 바 있다. 계획안의 골자는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발전특구, 기회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 4대 특구를 중심으로 지방시대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미래세대를 키워내고 지방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교육정책부터 필요하기에 교육발전특구가 4대 특구의 시작점이자 지방시대 문을 열 열쇠이다.

교육발전특구란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하여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 지역교육 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및 정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그동안 교육청의 교육자치와 지자체의 일반자치로 구분되고, 담당영역도 초중등교육과 대학, 평생교육 명확히 구분되어 운영되어 오던 것을 지역 내 모든 지역협력체가 하나의 특구로 협력 운영지원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특구가 지역발전 혁신을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사이에서 소외될 수 있었던 틈도 메꾸며 시너지를 내는 지역혁신체제를 완성할 것이다. 그렇게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교육을 살리는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이 더욱 절실, 동일한 잣대가 차별이 될 수도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2명을 기록한 가운데 지방도시들은 인구유출까지 겹치며 '도시 소멸'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지방도시들 상당수는 일자리와 인구가 함께 감소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발전특구 취지 역시 정부가 지방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공교육을 혁신하고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 정주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지방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정 지역을 비수도권으로 한정하였으며, 지난 2월 발표한 1차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평가 결과 총 31개 단위지역이 선정되었다.

교육발전특구 1차 선정 결과를 인구감소지역과 연결시켜 정리해보니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기초지자체-인구감소지역은 광역지자체에도 밀리고, 기초지자체 안에서도 비인구감소지역 선정 숫자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선정된 지역 모두 인구감소지역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와 함께 비수도권 내 격차도 심화될 수 있다. 동일한 잣대가 평등이 아닌 차별이 될 수 있기에, 진정 지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회를 주고자 하는 교육발전특구라면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 또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접경지역은 특구에 선정 가능(「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4조 준용) * 인구감소지역은 ’21.10월 최초 지정·고시(행안부 장관)된 '인구감소지역' 89곳 ⓒ류주현

교육역량 높은 인구감소지역이라면 교육발전특구 취지에 가장 이상적

물론 모든 인구감소지역을 우선시하라는 주장은 아니다. 지역이 갖고 있는 교육역량은 높지만 경제역량 등 전반적 역량이 낮은 인구감소지역이라면, 적은 마중물만으로도 높은 특구 선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2019)의 '한국인의 행복 연구' 보고서에서 지역별 삶의 만족도와 행복역량지수를발표한 적이 있다. 행복역량지수(Happiness Capacity Index)는 건강, 안전, 환경, 경제, 교육, 관계 및 사회참여, 여가 등 7개 영역을 종합한 지수로, 그 중 교육역량지수 상위 10개 기초지자체 지역을 살펴보면 공주시를 제외한 9개 지역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1차 선정에 지원하여 선정되었다.

이 중 유일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는 공주시는 이번 2차 공모를 준비 중에 있다. 공주시 외에도 교육역량지수가 높은 인구감소지역 대부분이 2차 공모를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번 달 말까지 2차 공모를 진행하여 7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교육역량지수는 학업성취도(기초학력미달), 교원 1인당 학생수, 영유아 천명당 보육시설 수, 인구 십만명당 학교수, 인구 천명당 사설학원수를 활용하여 산출. ⓒ류주현

성공적으로 지역사회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자본 형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잘 이해하고 지역 성장 동력을 찾을 지역 인재가 필요하다. 수많은 지역 인재를 키워낼 교육발전특구가 지방시대 문을 열고, 살맛 나는 지방화 시대로 들어가게 할 것이다.

▲ 지난 5월 22일 발표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 결과.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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