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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더워"…북반구 덮친 이른 더위에 사우디 성지순례서 550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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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더워"…북반구 덮친 이른 더위에 사우디 성지순례서 550명 숨져

인도 뉴델리서 3일간 폭염으로 5명 사망…미 북동부도 폭염에 중국은 북부 가뭄·남부 홍수

북반구를 덮친 이른 폭염으로 각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난 무슬림 수백 명이 숨졌고 그리스에선 관광객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더위에 익숙지 않은 미국 북동부 지역에도 폭염 주의보가 내렸다.

18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은 지난 14일 시작돼 19일까지 진행되는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은 순례자 중 최소 550명이 숨졌다고 복수의 아랍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외교관들은 메카의 한 병원 영안실 집계를 통해 사망자를 추산했고 이 중 최소 323명을 이집트인, 60명을 요르단인으로 파악했다. 한 외교관은 통신에 군중 밀집으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면 "모든 (이집트인) 사망자들이 폭염으로 인해 숨졌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각국에서 보고된 사망자를 더한 자체 집계로는 하지 기간 사망자가 577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AFP>는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를 인용해 17일 메카 대사원 마스지드 알하람 기온이 51.8도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사우디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지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고 있으며 순례가 진행되는 지역 기온이 10년마다 0.4도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6월 들어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은 그리스에선 폭염 속 하이킹을 나선 관광객들이 연이어 숨진 채 발견됐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그리스 경찰은 17일 마트라키섬 해변 인근에서 55살 미국인 관광객의 주검이 전날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엔 74살 네덜란드 관광객이 사모스섬에서, 9일엔 영국 방송 진행자 마이클 모슬리가 시미섬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달 초에 크레타섬에서 두 명의 관광객이 숨졌다. 경찰 대변인은 잇단 사망에 "공통된 패턴이 있다"며 "이들(사망자들) 모두 기온이 높은 상황에서 하이킹을 떠났다"고 통신에 설명했다. 폭염이 이어지며 지난주 그리스 당국은 고대 유적지인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폐쇄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에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 72시간 동안 수도 뉴델리에서만 온열질환으로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18일 밤 이 지역 최저기온이 33.8도에 달해 6월 밤 기준 6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보건당국은 이른 더위로 인한 3~5월 온열질환 사망자를 56명으로 집계했지만 지난달 30~31일에만 비하르주, 우타르프라데시주, 오디샤주에서 33명이 폭염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돼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에 익숙지 않은 미국 북동부도 폭염 탓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국가통합더위건강정보시스템(NIHHIS)에 따르면 19일 오전 오대호 인근 일리노이주부터 캐나다와 맞닿은 북단 메인주까지 북동부 전역에 폭염 주의보 및 경보가 발령돼 75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폭염 경고 아래 놓였다.

18일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을 보면 북동부 대부분 지역 기온이 32도를 넘기며 당국에 의한 폭염 비상사태 선포가 이어지고 무더위 쉼터가 열렸다. 메인주 일부 지역의 체감 온도가 37.7도(화씨 100도)를 넘겼고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17일 최고 기온은 36.1도까지 올라 1957년 같은 날 세웠던 최고 기온 기록을 넘어섰다. 폭염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메사추세츠주 911 긴급 시스템이 18일 오후 두 시간 가량 중단되며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폭염으로 인해 지역 전역에서 청소년 스포츠 캠프, 축제 등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시카고시 공무원들이 노숙자들을 찾아 다니며 폭염을 피해 노숙자 쉼터로 대피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서부에선 건조한 기후와 고온이 맞물려 산불이 번지고 있다. 19일 <AP>에 따르면 두 건의 산불이 83제곱킬로미터(㎢)를 태운 뉴멕시코주에서 이로 인해 최소 1명이 숨졌다. <로이터>와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Cal Fire)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선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15일 시작된 산불이 19일 오전까지 63㎢를 태웠고 1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중국에선 폭염, 홍수, 가뭄이 동시에 일어났다. 북부 대부분 지역이 폭염을 견디며 가뭄에 직면해 있는 반면 남부에선 폭우로 인한 홍수로 최소 9명이 숨졌다고 18일 <AP>가 보도했다. 중국 <신화> 통신은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수와 가뭄에 맞선 재난 처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모든 지역과 관련 부서에 강조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과학자들이 이미 4월에 시작된 아시아 전역의 폭염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또 미 국립기상청(NWS) 기상학자 마크 체너드가 최근 미국의 이른 더위의 경우 기후 변화로 인해 촉발된 것인지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폭염이 역사적 평균보다 이른 시기에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18일(현지시간)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을 맞아 무슬림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을 찾았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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