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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볼멘소리에도 "노동부 관리감독 느슨"…화성 참사에 여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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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볼멘소리에도 "노동부 관리감독 느슨"…화성 참사에 여야 한목소리

노란봉투법 처리 놓고는 다시 충돌…노동부 현안보고에서 李장관 "잘한 건 인정을 안 해"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를 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를 질타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고용노동부가 질타를 받는 가운데,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최근의 고용수치 등을 두고 "(정부가) 잘한 것은 인정들은 안 한다"고 억울함을 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여야는 노란봉투법 등 법안처리 문제를 놓고서는 다시 충돌, 회의가 파행으로 진행됐다. 야당과 정부 간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노동부, 환경부 등으로부터 경기 화성 일차전지 제조사 아리셀 공장의 화재 참사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았다.

부처 관계자 신문에 나선 환노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노동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부각,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법령 강화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실효적인 보호대책 마련에 입을 모았다.

야당 측은 특히 제조업 분야의 불법파견 문제를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짚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화재참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제조업의 만연한 불법파견 형태"라며 "첫 번째 문제는 파견이나 인력을 수급하면 안 되는 곳에서 인력을 수급받아서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고, 두 번째는 여기 메리셀이라는 제조업체로 등록된 업체에서 인력을 도급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화재가 발생한 업체 아리셀과 현장에 인력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 메리셀은 현장에서 이뤄진 인력공급이 단순 '중개'였는지 인력 '파견'이었는지를 두고 대립 중이다. 인력 공급 형태에 책임소재가 달라지며, 특히 파견의 형태였을 경우 메리셀은 파견 업종이 아닌 업체에 근로자를 '불법 파견'했다는 혐의도 지게 된다.

민주당 박정 의원도 "결국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서 회사의 이익을 많이 내려는 불법파견에 따른 것"이라며 "이렇게 불법파견돼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스물 세 분이 돌아가시고 여덟 분이 다치셨는데 대부분 일용직 파견 외국인 노동자이기 때문에 교육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노동부를 겨냥 "아리셀 설립 이후에 산업안전감독을 한 번도 나가지를 않았다"며 "여기는 (위험물질인) 리듐을 관리하는 업체 아닌가. 또 외국인 파견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이 근무하는 곳이라 위험성이 다른 데 보다도 훨씬 높은 곳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관리 감독을 나갔어야 되는데 감독을 한 번도 안 나갔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당도 이번 참사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을 먼저 따져물었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은 "사고 터지고 나면 재점검한다고 하고 이런 모습들이 정말 보기에 너무 안 좋다"며 "값싼 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산업안전은 뒷전인 후진적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참사"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고 또 대피로만 알았더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산업안전보건 법령 정비와 관리 감독 강화, 그리고 외국인력 산업안전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컨설팅 자료와 관련 "어떤 화학물질을 이 공장에서 취급하고 있는지가 (자료에) 나오는데, 거기에는 리튬하고 염화 티오닐이 없는 것으로 지금 나온다"며 "컨설팅 자체가 굉장히 유명무실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에 대해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과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질의 과정에서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공치사와 야권의 비판에 대한 볼멘소리를 내놓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의원이 "(정부 출범 이후)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일수가 역대 최저로 줄었다", "15세부터 64세 고용률이 70%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라며 "장관께서 이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 줘야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 장관은 "잘한 것은 인정들을 안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적용을 두고 노동부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노동부를 겨냥 "중대재해의 약 80% 정도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리셀 참사의) 이 사업장도 마찬가지"라며 "올 초에 (중대재해법을)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시행을 했다. 이런 방식의 적용들을 다시 유예하자라는 흐름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민석 노동부 차관은 "중대재해 처벌법이 50인 미만으로 확대되면서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처벌받으면 사실상 폐업할 가능성도 있고 그게 근로자의 실직하고 우려될 수도 있다라는 등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중대재해법의 의미를 부정하시는 건 아니잖나"라고 다시 묻자 김 차관은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게 도입하는 시점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이 더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에선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끝에 폐기된 바 있는 쟁점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야당 단독으로 상정됐다.

국민의힘 측 의원들은 '논의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법안 상정 전 소위를 먼저 구성할 것을 요구했지만,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회의 상정 이후 소위를 상정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취지로 여당 측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안 상정 건은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남은 민주당, 진보당 등 위원 10인의 전원 찬성으로 가결, 환노위는 이후 법안 대체토론 등을 단독으로 이어갔다.

▲27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심의하는 입법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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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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