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최재영 목사와 만나 명품백을 받은 당일 곧장 명품백을 반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명품백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기존 여권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어서 논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5일자 <중앙일보>가 보도한 데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김건희 전 대표를 수행하는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으로부터 "김 여사가 최 목사에게 명품 가방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면담 자리가 끝난 직후 ‘최 목사에게 가방을 다시 반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유 행정관은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전 대표가 최재영 목사의 '몰래 카메라'가 공개된 뒤에야 명품백이 미반환 상태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한다. 반환되지 않은 걸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품 가방이 '대통령기록물'로 이미 국고에 귀속됐다는 기존의 주장과 맞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지난 1월 19일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된다"고 밝힌 바 있고, 친윤 핵심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지난 1월 22일 "절차를 거쳐서 국고에 귀속된 물건을 반환하는 것은 국고 횡령이다. 그 누구도 반환 못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국민권익위원회는 김건희 영부인에 대한 '외국인'의 선물은 대통령기록물이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결정하기까지 했다. 유 행정관의 주장이 맞다면, 김건희 전 대표는 해당 선물을 '대통령 기록물'로 인지한 적이 없고 이미 "국고에 귀속"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이 된다. '반환하라'는 지시를 김건희 전 대표가 내렸다면 이철규 의원 논리에 따라 '국고 횡령죄'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김건희 전 대표는 잘못이 없고 실무자가 잘못했다는 주장이 된다. 최근 여권은 명품백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기존 주장을 뒤집은 바 있다. 지난 7월 1일 국회 운영위에서 나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기록물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며 "금년 말까지 판단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즉 아직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대통령실 주장과 이철규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말이었다. 공교롭게도 정 비서실장의 이같은 발언 이후 유 행정관이 '김건희 영부인이 명품 백을 반환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셈이다. 김건희 영부인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명품백의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여권의 '기류'가 아예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오히려 유 행정관의 진술이 논란을 야기하는 모양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