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토론회인가 내부고발인가…한동훈 "나경원, 패스트트랙 訴취하 부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토론회인가 내부고발인가…한동훈 "나경원, 패스트트랙 訴취하 부탁"

댓글팀, 김건희 문자·전화, 총선 공천개입, 당무개입 등 논란 이어…민주당은 '이삭줍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당권 레이스가 가열되면서 후보 상호 간 치명적인 폭로나 의혹 제기가 줄을 잇고 있다. 17일에는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로부터 공수처법·선거법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하 부탁을 받았다고 밝혀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야당은 즉각 "공소 취소 청탁"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로 방송된 4차 방송토론회에서 "나 의원님께서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으시지 않나?"라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제가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법무부 장관은 그런 식으로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한 후보가 법무장관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등을 더 잘 지휘했어야 한다는 나 후보의 공세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나왔다. 나 후보는 이에 대해 "그것은 구체적 사건이 아니고 저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저의 유불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나 후보는 토론회 후 SNS에 올린 글에서 "패스트트랙 공소 문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과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그리고 정치의 사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했던 충언이었는데 한 후보는 자기 정치 욕심을 위해 교묘하게 비틀고 있다"고 추가로 밝히며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구분 못하고 심지어 아주 악의적으로 왜곡까지 해서 보수진영 전체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고 한 후보를 비난했다.

민주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민수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자신의 패스트트랙 사건 관련 공소를 당시 법무부장관인 한동훈 후보에게 취소해달라 청탁한 적이 있다는 폭로가 나왔고, 나 후보는 공소 취소 청탁과 관련해 '자신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는 문제'라고 변명하며 청탁 자체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이나 국민의힘 사람들은 수사나 기소를 자신들의 권리로 여기며 사적 인연에 따라 청탁도 하느냐"며 "나 후보가 한 후보뿐 아니라 윤석열 정권 검찰 인사들에게 추가적인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국민의힘은 선거를 치를 것이 아니라 후보 모두 다같이 손잡고 검찰에 출석해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문자 읽씹' 논란→'영부인 전화정치', '당무개입', '국정농단'으로 번지나

이같은 상황은 최근 국민의힘 당권경쟁 과정에서 몇 차례나 반복되고 있다. 앞서 한동훈 후보의 이른바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이 제기되면서 대통령 영부인이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총선 기간 연락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았고, 이후 문자메시지 내용 전문이 공개되면서는 '댓글팀'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과거 이명박 정부 댓글부대와 비슷한 조직이 운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김건희 문자' 논란의 진원지에 대해 한 후보 측은 친윤계가 한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한동훈 갈등설'을 부채질하기 위해 흘린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고, 거꾸로 친윤계에서는 한 후보가 가까운 언론인이나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대통령 영부인의 메시지를 보여준 것 아니냐고 하고 있다.

다만 그 진원지가 어디든,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하고 차기 지방선거·대선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기에 때아닌 '김건희 문자'가 한 달째 여권의 최대 이슈가 돼버린 데 이어, 논쟁이 커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총선 직후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신평 변호사 등 인사와 전화로 '명품백' 문제 등 현안을 상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 기사 : 신평 "김건희, 총선 후 내게도 전화" / 진중권 "김건희와 총선 직후 57분 통화)

또 한 후보가 자신에 대한 공세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문자 '읽씹' 논란을 의미한다)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대 개입이고 당무개입"(지난 6일 광주에서), "사적 통로를 통해서 답을 주고받았다가 문자가 공개됐다면 야당에서 국정 농단이라고 하지 않겠느냐"(지난 8일 MBN 방송토론) 등의 언급을 한 것은 김 전 대표의 연락 시도를 '대통령 영부인의 국정농단·당무개입 시도'라는 틀에서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제공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17일) 토론회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이관섭 실장이 본인에게 사퇴하라고 했다는 것을 온 천하에 공개하고, 이번 김 여사의 문자 관련해서도 '당무 개입'이라고 얘기를 하고, 그것에 대해서 본인이 대답을 하면 국정농단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게 다 뭐냐. 우리가 탄핵 때 박근혜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문자' 논란이 커지면서 TV조선 방송이 보도한 문자메시지 5통 전문이 공개된 것에 따른 파장은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오해와 논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7일, 원희룡 후보 페이스북)이라는 친윤계 혹은 반(反)한동훈 진영의 공세를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댓글팀' 논란에 野 "국기문란, 특검이라도 해야"…元 "김경수처럼 징역 2년 받을 수 있어"

이어 번진 '댓글팀' 논란은 김 전 대표의 문자메시지 중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내용에 의해 촉발됐고, 친윤계 인사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지난 9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 할 때부터 여론 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본격 불거졌다.

민주당은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나서서 "불법 댓글팀 운영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최악의 국정농단, 국기문란, 중대범죄"(박찬대, 지난 16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라고 공세에 나섰다.

박 권한대행은 "김건희 여사도 댓글팀을 운영했고, 한 후보도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증언과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단순 비판을 넘어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며 "수사기관은 즉시 불법 댓글팀 의혹 수사에 착수해야 하고, 수사기관이 수사 의지가 없다면 특검으로라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사안과 관련, 원 후보는 17일 CBS 토론회 때 "한동훈 특검은 (한 후보는) '다 지난 일'이라고 했지만, 지금 댓글팀 같은 새로운 것들이 올라오고 그 사실관계가 사실이라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사안"이라며 "사실관계가 만약에 밝혀지게 되면 아무리 이게 당내에서 보호하려고 해도 보호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캐삭빵'으로 번진 韓 '총선 사천' 논란…추가 사법리스크?

원 후보 측이 제기한 한 후보의 '총선 사천(私薦)' 논란도 추후 사법 리스크로 비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원 후보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들은 따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쓰고, 그 이틀 후 JTBC 방송 인터뷰 때 그 사람들이 누구냐는 질문에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인척"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한 후보를 둘러싼 당무 개입, 사천, 댓글팀 등 3대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14일 한민수 대변인)라고 별렀다.

심지어 야당이 개입하기도 전에 한·원 두 후보는 "사실이면 정계 은퇴하겠다"(한), "저도 같다"(원) 등 서로 정치생명을 걸고 나섰다. 두 후보 모두 잠재 대권후보군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둘 중 하나라도 실제 정계은퇴를 하게 되면 여권 전체의 정치적 '파이'가 줄어드는 손실이 될 수 있다.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민주당 재선 의원을 지낸 조응천 전 의원은 과거 여야 정치권 사례를 들어 "역대 전당대회 때 서로 간에 네거티브를 한 것이 고소·고발, 수사까지 이어져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남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조 전 의원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내전 때 서로를 잘 아니까 내밀한 것들을 막 던지는데, 그걸 상대 진영에서 보고 있다가 땅에 떨어진 거 주워서, 혹은 수사기관이 그걸 수사의 단서로 삼아서 다 끝나고 난 다음에 그게 수사가 되면 공멸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관련 기사 : 조응천 "한동훈 '댓글팀', 전당대회 끝나고 심각해질 수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왼쪽부터)·한동훈·원희룡·나경원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