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나경원 당대표 후보 간의 '공소취하 부탁' 폭로 논란이 한 후보의 사과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나 후보가 "(한 후보가) 마치 제가 사적인 청탁을 한 것처럼 말했다"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시) 그 기소가 맞다고 생각하나"라고 공세를 펴자, 한 후보는 "그 기소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인 건 알고 있나"라고 받아쳤다. 원희룡 후보 또한 한 후보를 겨냥 "동지 의식이 없다"며 해당 논란 띄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8일 밤 한국방송(KBS)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5차 방송토론회에서 각각 이같이 말했다. 앞서 본인의 '공소취하 부탁' 발언에 대해 당내 의원들 사이 반발이 나오자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던 한 후보는, 토론에선 "당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기소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기소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시 기소는) 문재인 정권의 무도한 공수처법 등을 막기위해 벌어진 사건"이라며 "그 기소가 맞다고 보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수 차례 "그 기소가 맞는가"라며 답변을 요구하자 "그 기소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인 건 아시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 "법무장관에게 공소취소 요청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찬성하시나"라고 짚기도 했는데, 한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공소취소는 법무장관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법을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다"라고 맞받았다. 나 후보가 원 후보와 윤상현 후보에게 "'우리의 투쟁을 이렇게 폄훼하냐'고 의원 톡방(카카오톡 대화방)이 난리가 났다"며 '공소취소 요청 당론'에 대한 찬반을 묻고, 두 후보는 찬성 의사를 표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한 후보는 해당 논란을 두고 원 후보와도 강하게 충돌했다. 원 후보는 자당 의원들이 다수 기소돼 있는 해당 사건의 '공소취소 부탁' 사실을 폭로한 한 후보를 겨냥 "동지 의식이 없다", "법무장관은 사건을 다루는 관리일 뿐이다, (이렇게 말하는 게) 이게 동지 맞나"라고 공격했고, 한 후보는 "그 말을 공개적으로 꺼낸 건 부적절했다"면서도 "법무장관으로서 그런 이야기 들으면 거절해야 맞다"고 원론을 강조했다. "당의 동지적 입장에서 법무부장관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는 주장엔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후보는 '당연히 공소취소를 했어야 했다'는 당내 논리에 대해선 "오히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보좌진과 전현직 의원에 대한 당의 법률적 지원이 부족했던 점을 꼬집고 싶다"며 "그 부분을 우선순위로 뒀다면 사법적 돌파구가 생겼을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원 후보가 나 후보에게 '한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을 느끼나'라고 묻자, 나 후보는 "상당히 인식이 다르다", "법에 따라서만 판단하는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동지 의식이 없다"며 "헌법질서를 바로 잡아 달라는 저의 요구를 개인적 청탁으로 말하신다, 당대표는커녕 당원 자격이 있는가"라고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원 후보 또한 "(한 후보는)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옳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동지의식도 책임감도 없다"고 가세했다.
나 후보와 한 후보는 당정관계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후보는 이관섭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총선 국면 당시 한 후보에게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일을 두고 "왜 사퇴 요구를 받았나"고 물었고, 한 후보는 "이유는 알려진 대로다", "여러 이견이 있었고 가장 큰 이유는 영부인에 대한 사과요구 등이 있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나 후보가 "사퇴요구 이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대통령과) 식사도 안 했는데 신뢰관계가 있는 건가"라고 꼬집자, 한 후보는 "식사를 해야 신뢰관계를 유지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 이후에 서천에서도 (대통령을) 뵙고 기차에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통화도 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나 후보는 이날 정책 토론 과정에서 본인이 주장한 '외국인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제도도입을 재차 강조, 그러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임금의 80%를 본국으로 보낸다. 이런 외국인들한테도 한국의 기준으로 돈을 줘야 하나"라고 차별적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최저임금 차등적용 제도와 관련 'ILO 차별금지협약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고 묻자 "ILO를 탈퇴하지 않고도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국인에 대한 임금차별 문제를 두고는 "이는 합리적 차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이에 "(최저임금 차등적용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법원의 판단과 (나 후보 주장이) 다르다"며 "정치 지도자에겐 정책의 디테일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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