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 이후 건강 문제로 후보 사퇴 압박에 직면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그는 새로운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끝내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대통령 후보에서 중도 하차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주 후반에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성명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큰 발전을 이뤘다"며 "오늘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국가를 재건하고 노인들을 위한 처방약 비용을 낮추며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들에게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역사적인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독 물질에 노출된 백만 명의 참전 용사들에게 필요한 보살핌을 제공했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총기 안전법을 통과시켰다"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을 최초로 연방 대법관에 임명했다.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후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오늘날 우리보다 (세계를) 이끌어 가기에 더 나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 재선을 생각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오직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결정에 대해 이번 주 후반에 국민 여러분께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저의 재선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모든 일에 있어 특별한 동반자가 되어주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여러분들이 저에게 주신 믿음과 신뢰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미 대선 사상 초유의 역사적인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의 지지를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후보 지명을 받고 승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확정될 경우 민주·공화당에서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방송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및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포함해 미국 민주당의 저명한 당원들과 일부 진보적인 당원들이 바이든의 리더십을 평가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바로 후보로 지명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방송은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 후보를 찾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을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민주당이 8월 초 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할 수도 있고 8월 19일 시카고에서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후보를 선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과 관련, 그를 "우리나라 역사상 단연코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바이든과의 저의 토론은 9월쯤 '페이크 뉴스'(Fake News, 가짜뉴스) ABC에서 방송될 예정이었다. 이제 바이든이 경선을 그만뒀으니, 급진좌파 민주당원들이 누구를 선택하든 간에 토론은 매우 편파적인 ABC가 아니라 폭스 뉴스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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