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이를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종결판"이라고 비판했다. 26일 경실련은 발표한 논평에서 지난해 56조 원대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사실을 되새기며 "금번 세법개정안에서는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발표된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상속세 및 증여세에 대한 대규모 감세 이외에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조치는 뚜렷이 보이지 아니한다"며 "오히려 상속세 및 증여세에 대한 감세가 마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경실련은 우려했다. 경실련은 "올해 발표된 국세청의 '23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세수입은 '22년 대비 56조4000억 원이 감소했다"며 "누적법으로 추계하면 무려 105조8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세수감소 규모"라고 지적했다. 세수감소 내역을 보면, 지난해 법인세 세수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로 22년 대비 2.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소득세 세수의 전체 국세수입 대비 비중은 1.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근로소득세 세수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에 달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부자감세로 인한 세수감소를 근로소득세 증세로 벌충한 셈이다. 경실련은 "MB정부 첫해 단행된 부자감세 이후 법인세 세수가 전체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2%포인트 감소하였지만 소득세 세수 역시 0.8%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서민증세'는 MB정부보다 더욱 약탈적"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가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밸류업과 스케일업을 빌미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한도를 2배 확대하고 기회발전특구에서의 창업 및 이전기업에 대하여는 가업상속공제를 한도 없이 적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업상속 및 가업승계 관련 개정안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상속세 및 증여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고 자녀공제를 현행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0배 인상하는 개정안도 발표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가업상속 및 가업승계 관련 공제한도를 2배 인상하여 '97년 이후 가업상속공제 한도액이 최대 1200배로 확대된 것은 단순히 '과도한 감세'를 넘어 부의 무상이전에 조세우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경실련은 "이러한 세법개정안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시급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도탄에 빠져있는 서민이나 자영업자와는 무관한 오로지 부자들의 '금수저 물려주기'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기준 상속세 재산가액(과세미달 제외)은 58조 원 규모였지만, 각종 상속공제와 세액공제를 차감한 최종 '정세액'은 12.3조 원에 불과하다"며 "이에 따라 실효세율을 계산하면 약 21.2% 수준으로 명목세율 50%에 크게 미달하기 때문에 상속세 실질부담은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특히 '23년 상속세 총결정세액 중 자산가(20억 원 이하 ~ 최대치인 500억 원 초과) 구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93.58%라는 점과 슈퍼리치에 해당하는 '500억 원 초과' 구간(37명)에 속하는 상속세 결정세액이 총결정세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2%라는 점에서 상속세는 중산층세가 아닌 '슈퍼리치세'"라고 정의했다. 이어 경실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2년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감세에 이어 올해의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특례 및 상속세와 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등은 한마디로 '부자감세의 종결판'"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이 같은 부자 감세로 인한 막대한 세수 감소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특히 금번 상속세 및 증여세 감세는 궁극적으로 '기회균등 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를 형해화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고착화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 윤석열 정부는 재벌·대기업과 대자산가 및 고소득자 중심의 일방적이고 사회적 합의가 결여된 감세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해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중장기 조세정책을 새로이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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