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Fed)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8회 연속 동결이다. 이번 동결은 인하를 위한 준비라는 게 중론이다.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 완화해 왔다"며 "2% 물가 목표를 향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과 고용 안정이라는 양대 목표를 둘러싼 위험이 예전에 비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두 위험을 모두 고려하면서 금리를 결정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단순히 물가 안정 목표만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리 정책이 실업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은 "물가가 안정화한다는 더 큰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아예 명확히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너무 늦게 내리면 고용이 타격 받고, 너무 빨리 내리면 물가가 다시 뛸 수 있어 적절한 시점에 결정을 내리는 아주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며, 그러면서도 "추가적인 고용 냉각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용 상황 둔화 위험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에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9.66포인트(0.24%) 오른 4만842.9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5.86포인트(1.58%) 상승한 5522.30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하루 사이 451.98포인트(2.64%) 올라 1만7599.40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발 금리 인하 임박 소식에 1일 한국 증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8.16포인트(0.66%) 상승한 2788.85, 코스닥은 4.70포인트(0.59%) 상승한 807.85로 장을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대비 8.90원(-0.65%) 하락한 1367.60원에 오전 거래를 시작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향한 움직임은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강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연중 내내 한은을 향한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최근 불붙은 서울 부동산 시장 투자 심리를 더 자극하리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않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시기 서울 부동산 투자 심리가 더 자극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지표인 금융채와 코픽스 등이 낮게 유지되면서 최근 주담대 금리는 꾸준히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 달 31일 발표한 '2024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4.26%로 한 달 사이 0.2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22년 6월(4.23%)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3.71%로 전월보다 0.20%포인트 하락했다. 8개월 연속 하락세로 2021년 12월(3.63%)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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