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대선 전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자신과 만나 '도와달라'고 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김 전 위원장은 2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후 "김건희 여사가 전화를 해 자기 남편을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얼마 뒤에 아크로비스타 지하의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때 윤 전 총장 부부가 함께 나왔다. 김 여사는 20분쯤 앉아 있다가 먼저 일어섰고 단둘이 얘기하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도와주시면 잘 따르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도와주기 시작했는데 윤 전 총장이 대통령 후보가 되니까 마음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살려달라'고 부탁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사례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 모두 취임 후에 고맙다는 전화 한 번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2020년에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된 것도 탄핵과 21대 총선 참패로 완전히 망가져 버린 보수를 되살리려 한 것이다. 당시 내가 5·18 묘역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를 하면서 호남이 조금씩 마음을 연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이 0.7%라도 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한 데 대해 "대개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로 보낸 것 때문이네, 김건희 여사 명품백 때문이네 하지만 나는 경제정책 실패가 근본적 요인이었다고 본다. 지금 자영업자, 소상공인, 서민들이 먹고살기가 굉장히 힘들다. 정권이 바뀌었으면 뭔가 달라지겠다고 하는 기대가 크기 마련인데 이 정부는 재정건전화를 내세우면서 각자 알아서 먹고살라고 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면서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후계자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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