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강행처리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앞둔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근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법안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라고 사실상 확인했다. 장 최고위원은 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25만 원 지원법에 대해 '그래도 우리가 좀 대안을 제시해야 되지 않겠느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안 좋다'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법안의 문제점이 일단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문제가 있고,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 사용 기간에도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그런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지, 민주당이 여러 법안들을 (제출)할 때 우리가 계속해서 반대와 필리버스터로 가는 것보다는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들의 문제점에 대해 우리가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동훈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 사전회의 당시 민생지원금법에 대해 "여당으로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며 "야당은 민생 관련 대안을 내놓는데, 우리가 반대만 하는 모습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날 <연합뉴스>가 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 다수가 "재원이 13조 원 들어가는 포퓰리즘 사업"이라고 필리버스터 불가피성을 주장하자, 한 대표는 "우리가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더라도, 고민해서 대안을 제시해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 비공개 회의 때도 폭염 시기 전기료 지원 등을 놓고 "국민이나 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1~2만 원이라도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장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서도 "25만 원을 그냥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김재원 최고위원 같은 경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세 부담을 완화시켜 주자'는 이야기를 해서 한 대표도 '25만 원에 대한 것은 여러 문제가 있으니까 반대한다 하더라도 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돕는 데 있어서 25만 원이 적절하지 않다면 뭔가 국민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다른 것, 전기요금이 됐든 뭐든 우리가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들께 다가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25만 원 지원금법에 대해 "입법부가 (지원 형태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만 우리 정부는 약자를 지원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정치를 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을 (방법을) 정치를 통해 찾겠다"고 했다. 전당대회 당시부터 '민생 우선'을 기치로 내건 한 대표가 야권과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일부 전향적 접근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온 추 원내대표 등 다른 지도부 인사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25만 원 현금살포 같은 그런 시도, 그런 법안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다만 취약계층을 어떻게 살피느냐, 2024년 예산안에 우리가 취약계층에 대해 얼마나 재원 배분을 했고 어떤 정책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우선이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추가로 뭘 더 해야 할지 프로그램을 찾아 재조정 등을 할 방안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다만 이것이 25만 원을 뿌리는 방식, 무차별 현금 살포하는 식의 정책 발상은 하책 중 하책"이라며 "우리 정부도 연일 (민생 대책을) 발표하고 있고 금년 예산에도 많은 예산이 들어가 있다. 얼마 전에도 소상공인 지원 40조 원이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는 그럼에도 또 살필 부분이 있는지 늘 함께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곳이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살피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지난 5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폭염 시기 전기료 지원 방안을 놓고 한 대표 측과 원내지도부 간 이견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당에 한 대표 쪽이 따로 있고 다른 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전부 한 팀"이라면서도 "전기료와 관련해서는 그 동안 한전이 전기 제조원가에 미달하는 요금체계로 적자가 43조 원 났고 부채가 200조를 넘을 정도로 좋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추 원내대표는 "요금을 현실화시켜야 함에도 민생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 결과가 한전 재무상황으로 연결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국민들 전기료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서 일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에 대해서도 에너지 캐시백 제를 하고 있고, 취약계층엔 7000억 원에 가까운 전기료 부담 완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미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유례없을 정도의 폭염이고, 이로 인해 취약계층이 여름을 이겨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점에 착안해 당 대표가 '취약계층 전기요금 부담을 덜 방법이 없겠나' 하고 말한 것인데, 방안이 있는지 (한 대표가) 여러 생각을 정리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부담을 완화할지, 아니면 기존에 하고 있는 것으로 충분히 큰 어려움 없이 여름을 날 수 있을지 (한 대표가) 정책 판단을 숙고하고 계시지 않을까"라며 "그 판단이 서면 대표가 생각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공을 한 대표에게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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