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자는 지난 2018년 2월 22일 당시 법원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한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에 대해 '합헌' 입장을 냈다. 위헌 5명, 합헌 4명으로 위헌 의견이 다수였으나 위헌 정족수 6인을 채우지 못해 합헌으로 결론이 났다. 제63조 제1항의 내용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는 것으로, 무기한 구금의 법적 근거로 활용돼 왔다.
안 후보자는 지난 2019년 펴낸 책 <공법과 정의>을 통해 당시 합헌 의견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안 후보자를 비롯해 합헌 의견을 제시한 재판관들은 "강제퇴거 대상자는 대한민국에 체류할 수 없을 뿐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자진 출국함으로써 언제든지 보호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등 강제퇴거 대상자에 대한 신체 자유 제한은 그의 의사에 좌우될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봤다. 또 "그들(강제퇴거 대상자들)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생활이 쉽지 아니하기 때문에 조직폭력·마약거래·인신매매·성매매 등 범죄에 쉽게 연루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보호기간에 상한을 규정하는 것은 국가안보 질서 유지 및 공공 복리에 위해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제퇴거 대상자의 인권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아니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주인권단체 '아시아의친구들'은 헌재 결정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은 자진출국함으로써 언제든지 보호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난민 신청자 등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람에게 이런 설명은 공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금체불이나 임대보증금 등을 돌려받지 못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이 말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은 말에 불과하다"고 했다. 재판관들이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이주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묘사한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이들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적인 가능성에 불과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증적 근거도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실제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에서도 외국인의 범죄 발생율이 내국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고 체류 자격이 미비한 외국인들(소위 '불법체류자')의 경우에는 다시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노동 전문 변호사인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14일 <프레시안>에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의 그 당시 법정 의견은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 보장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법원 영장 없이도 행정부의 판단에 따라 무기한 구금이 가능한 위헌적 제도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그러나 앞선 합헌 유지 결정 이후 5년이 흐른 2023년에 이르러선 판단을 뒤집었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위헌 6인 대 합헌 3인으로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 및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어 피보호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 공백이 생길 경우 혼란이 발생할 것을 고려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오는 2025년 5월 31일까지 해당 법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부에 요구했다. 당시 인권위(위원장 송두환)는 이같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대상 조항에 보호기간의 상한이 없어 무기한 보호가 가능하고, 구금이 적절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제3자의 판단 절차가 없어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적법절차 원칙 위배' 등을 인정한 것으로, 국내 이주구금 제도의 큰 획을 긋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인권위는 같은 성명에서 특히 제63조 제1항에 등장하는 '보호'라는 표현을 지적했다. 인권위는 "대상 조항은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보호'는 진정한 의미의 보호(protect)가 아니라 구금(detention)을 뜻하고 있으며, 강제력을 가지는 인신구속 조치에 해당한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그러나 자신의 책에서 2018년 합헌 유지 결정을 두고 '불법체류자 보호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취지를 여전히 '구금'이 아닌 '보호'로 본 것이다. 안 후보자가 책에 쓴 '불법체류자'라는 표현 또한 인권위가 이미 사용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2018년 11월 한국의 인종차별 실태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법 등을 담은 독립보고서를 한국의 UN에 제출하면서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등 법률에 규정된 '불법체류' 용어를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같은 인권위 권고에도 안 후보자는 불과 이듬해인 2019년 낸 책에서 '불법체류자'라는 단어를 버젓이 사용했다. 결국 안 후보자와 인권위는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에 대한 판단, '보호' 및 '불법체류' 용어 사용에 대한 판단을 모두 달리하는 셈이다. '이주민센터 친구'의 송은정 사무국장은 "인권위원장이 앞장서서 이주민에 대한 혐오‧차별 발언을 한다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끔찍하다"며 "앞으로 이주민이 더 많아지면서 난민, 이주민 이슈가 더 많아질 텐데 (이주민이) 기댈 곳이 하나도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법무부가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한시적 구제 대책을 연장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인권위가 재권고해야 하는데 과연 안 후보자가 위원장이 될 경우 적극적으로 나설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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