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시민단체가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국가정보원 직원 간 '문자 성희롱' 사건을 "위력 성범죄"로 규정하고 "성범죄 가해자 논설위원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둘 사이 오간 대화는 읽기 어려울 정도의 처참한 수준으로 누구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야 할 언론사 논설위원과 공무원의 대화 속 형편없는 젠더 의식은 실망을 넘어 불쾌할 지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언련은 "성희롱은 고의성이 명백한 성적 괴롭힘이자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라며 "여성 기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범죄의 희생양이 되었고, 죄의식 없이 나눈 참담한 대화에 후배·동료기자들은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인 여성 기자들은 <조선> 논설위원보다 낮은 연차의 기자들로 알려졌는데, 이는 업무상 위계에 의한 성폭력으로 보이는 심각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은 전날 "조선일보 논설위원 A씨와 국정원 직원 B씨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평소 모임을 갖는 여성 기자들을 특정해 성적 발언을 주고 받았"으며 "모임에 속한 여성 기자들이 성희롱 피해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주로 A씨가 특정 여성 기자의 사진을 B에게 전송한 뒤 함께 성적 행위를 암시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매체는 "취재원과의 인맥 유지가 주된 업무인 언론계에서 유력 언론사인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국정원 직원이라는 지위로 여러 모임을 만들고, 그렇게 관계를 맺은 동료·후배 여성 언론인을 성적 만족감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A는 "그런 식의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가 소속된 <조선>은 아직 징계·인사 규정 등에 근거한 조사는 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소속 기자를 즉시 업무배제하고 징계과정을 공개한 기자 단체대화방 성희롱 사건의 <뉴스핌>, <서울신문>, <이데일리>와 확연히 다른 행태"라며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의 성희롱 사건에 추상같이 비판하던 논조와도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각 언론사들은 지난 6월 기자 단체대화방 성희롱 사건 보도 뒤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목된 가해 기자를 해임·해고했으며, 가해 기자 중 한 명은 퇴사했다. 민언련은 "2017년 기자 단체대화방 성희롱, 2019년 언론인 오픈채팅방 성희롱에 이어 올해 6월 기자 단체대화방 성희롱 등 언론계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뚤어진 성인지 감수성과 낮은 젠더의식, 그리고 저널리즘 윤리 부재의 발로"라며 "불법촬영과 성희롱은 중대 범죄다. 국민 누구나 아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언론인으로서 더 이상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성범죄 가해자 논설위원을 일벌백계하고, 언론계는 책임 있는 성찰과 함께 실질적인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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