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적으로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 중인 가운데, 서울대 의대가 전국 의대 중 처음으로 휴학을 승인했다. '의대생 동맹휴학은 승인 불가'라는 정부 방침과 정면충돌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다른 학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지난달 30일 의대생들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승인했다. 서울대에서는 총장이 아닌 단과대학장이 휴학 승인권을 갖고 있어 의대 학장이 자체적으로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한 뒤 대학본부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서울대 의대가 휴학 승인의 명분으로 삼은 것은 교육 차질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지난 1학기부터 휴학한 의대생들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해 11월 돌아와도 내년 2월까지 1년 치 교육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라고 한다. 실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일 입장문에서 "휴학 신청이 뒤늦게나마 처리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의과대학의 학사일정은 다른 대학과는 달리 매우 빡빡하게 짜여져 있고 방학 기간도 몇 주 되지 않으므로 제대로 된 의대 교육을 위해서는 두 달 이상의 공백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아울러 "서울대 의대 학장단의 결단을 지지한다"며 "다른 의과대학의 학장, 총장께서도 곧 같은 조치를 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교육부는 서울대 의대의 휴학 승인에 대해 "학생들을 의료인으로 교육시키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며 "정부와 대학이 그동안 의대 학사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지속해 온 노력을 무력화하고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즉시 현지 감사를 추진할 계획으로, 중대한 하자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다른 의대에 휴학 승인이 번진다면, 내년에는 평년 교육 인원의 2배인 7000여 명이 한번에 의대 1학년 수업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생 1만 9374명 중 653명(3.4%)만 2학기 등록금을 납부했고, 실제 출석한 학생은 548명(2.8%)에 불과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