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감정적인 대응을 보이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급기야 공개적인 자리에서 '병X' 이라는 장애인 비하 비속어를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자녀의 재산 형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에 대해 정치선동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8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국방부에서 실시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을 비롯해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 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 출신이며, 이들이 군내 요직을 맡아 계엄령 발령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역시 같은 충암고 출신인 이상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장관이 방첩사를 방문해 부대 현황 간담회를 가진 이후 식사를 한 것이 방첩사 초청인지, 아니면 행안부 차원의 방문인지를 물었고 이에 대해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3월 20일에 행안부 측에서 방문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어느 쪽에서 비용을 지불했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여인형 사령관은 "부대 회관에서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공식 행사이기 때문에 개인 비용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 의원은 지난 9월 5일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이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식사에 대한 사실 확인 요구에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면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도 안하는 행안부장관의 방첩사 방문은 이례적이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인형 사령관은 "신원식 장관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며 "저는 장관에게 보고드렸다"고 답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부승찬 의원과 김민석 의원 등이 유사한 질의를 하자 여인형 사령관은 의원들의 말을 자르면서 신원식 당시 장관이 이후 확인해보겠다고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여기에 대해 부 의원이 여 사령관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군복을 입으신 분이, 물론 본인이 억울한 측면은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군복을 입었으면 그만큼의 책임과 인격이 있는 건데, 여기서 못참고 그러면 어쩌나"라며 "장관이 분위기를 잘 관리해 달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아무리 군복을 입었어도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라며 "군복을 입었다고 할 말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더 '병X'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정감사 중에 욕설을 내뱉었다. 황 의원은 "이런 것이 역풍으로 온다. 이러면 대통령 욕먹는 것이다. 다 대통령 참모 아닌가"라며 "본인들 성질 못이기면 대통령 욕먹게 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국방위원장 역시 "황희 의원이 국무위원을 지내서 귀한 말을 주셨다. 장관 비롯해 수감 받으시는 관계관들은 참고해 달라. 못한 이야기가 있으면 제가 충분히 질의 끝나고 시간 드리도록 하겠다"며 "의원들도 제복 입은 분들에 대해 질의하실 때 가능하면 감정선을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사태를 수습했다.
여인형 사령관은 "개인적으로 한 달 간 공개적 석상이나 여러 언론, 유튜브 통해 개인적으로 참기 힘든 인격적 모독도 받았다"며 "의원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격하게 반응하는 것이 있다는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심심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다소 상황이 안정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김 장관의 두 자녀 해외 유학 비용을 비롯, 서울 시내 아파트 구입 등의 소득 근거를 청문회 때 요구했는데 여전히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개인 신상 관련해서 대면보고를 이미 드렸는데 더 이상 말씀 안하셨으면 한다"며 "정치 선동 계속 하시겠다? 그럼 저도 대응하겠다"며 또 다시 격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김 장관과 여인형 사령관이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부승찬 의원은 "상임위장에서 '병X'이라는 말 처음 들어본다. 국회의원들이 질의하면 정치 선동이라고 하고 예의 지키라고 하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후에 이어진 감사에서 김 장관이 "군복을 입었다고 해서 할 말 못하면 안된다, 오히려 당당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김 장관이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2일 인사청문회 당시 김 장관은 경호처장 시절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부근을 비행한 것과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논란 등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장관으로 승진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아니니까"라며 "그러니까 대통령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후보자가 당황했나본데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대응하는 것 아니다"라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당황하지 않았다"며 크게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후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했던 말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냐고 하자 김 후보자는 "제 발언이 과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의원도 이를 받아들이며 상황이 일단락 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에 대한 김 장관의 감정적 대응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9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 장관은 인사말을 한 뒤 여당 쪽에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야당 의원들에게는 인사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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