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8세 자녀를 수년간 학대해 사망케 하는 동안 보건복지부는 이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경제적·행정적 지원을 765차례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8세 A군의 부모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폭력과 방임이 의심된다는 외부의 아동학대 신고를 받았다.
8년간의 신고에도 복지부 사례관리 담당자는 A군의 친모와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개선 의지를 보인다는 이유로 매번 사례관리를 종결했다. A군 사망 세 달 전인 지난 1월에도 담당자는 아버지가 아동양육에 다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며 어머니가 양육 스트레스로 자녀에게 짜증내는 모습을 관찰했다면서도, 학대 상황 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사례관리를 종결했다.
아동학대가 이어지는 동안 복지부는 A군의 부모에게 생계비, 태블릿PC 지원, 생필품 지원 등 765차례의 경제적·행정적 지원을 제공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지급된 복지 급여와 각종 지원금은 월 500만 원 상당으로, A군의 부모는 이를 유흥비 및 외식비로 탕진했다. A군은 2년 전 신장 기능 이상 진단을 받았지만 부모는 의사의 치료 권고를 무시했으며, 지속된 방임 속에 지난 4월 집 안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김선민 의원은 "아동학대로 신고된 가정인데 사례 관리는 경제적 지원에만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 요소가 제거될 때까지만이라도 아이를 보호하고 부모에게 경고를 해야 했다고 말한다"며 "(복지부가) 아동학대를 아동의 관점으로 보지 않고 부모의 입장에서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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