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내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한 조직인 '집권플랜본부'가 공식 출범해 첫 회의를 열었다. 다음 대선이 2년 반 남은 상황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한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을 구성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을 구체화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그 첫걸음으로 "문화 주도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 씨와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집권전략을 논하는 첫 회의에서는 역시나 "금투세 유예"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23일 국회에서 총괄본부장인 김민석 최고위원 주재 아래 첫 회의를 열고 "'포지티브'와 '스피드'라는 깃발 아래 오늘의 싸움 이후 내일의 집권을 향한 정권 교체 고속도로와 국정 성공 고속도로의 구간별 세부 계획 작성과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권 설계에 들어간 것은 야권과 시민사회 일각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추석 이후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의 집권플랜본부는 '정권교체 너머'를 계획하고 기획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평가된다. 집권플랜본부는 기획상황본부, K-먹사니즘본부 등 4개 본부와 '10만 모범당원 정권교체 위원회'로 구성됐다. 친명계인 김윤덕 사무총장과 김병욱 전 의원이 각각 총괄수석부본부장과 총괄부본부장을 맡았고, 김영호, 이춘석 중진의원들과 '대장동 변호인' 출신 김동아 의원, 친명계 모임 더민주혁신회의 대표 출신인 강위원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합류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첫 회의에서 "집권 담론을 선도하고 당 내외 참여폭을 넓히겠다"며 "이미 각 분과별 업무가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국에서 진행되는 것은 네거티브와 공방, 주로 정치적 공격과 방어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면 우리는 철저하게 포지티브한 정책과 대안 위주로 속도감 있게 갈 것"이라며 "집권플랜본부 1호 사업과 정책은 10월 28일 1차 세미나는 '문화'를 주제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본 김대중 대통령의 문화 정책을 잇고, 한류의 길을 넓히겠다"며 "(1차 세미나는) 한강과 <흑백요리사> 시대에 민주당과 이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 전략과 품격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플랜본부가 탄핵을 염두에 둔 조직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집권플랜본부장인 저는 전당대회 때부터 탄핵의 'ㅌ'도 직접 얘기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정권이 사실상 준 무정부상태로 들어간 건 정권의 능력 부족 문제고, 그와 별도로 우리는 일관되게 포지티브한 집권 능력을 신뢰받기 위한 준비를 하루라도 빨리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최고위원은 "진보의 새로운 성장 담론을 고민하고 있다"며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K먹사니즘의 담론과 전략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에 신중하고 강력한 대세를 만드는 게 최대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이 분명히 보이면 보일수록 '우린 가능한가', '우린 할 수 있는가'를 돌아보겠다"며 "말과 허울좋은 그림을 그리는 집권 플랜이 아닌, 뻐를 깎는, 민주당을 성찰하고 당원·국민과 함께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플랜을 만들어내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조직 총괄부본부장인 김병욱 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 논란이 됐던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 개개인의 부의 증대에 초점을 맞추겠다. 부의 증대를 적극 장려하겠다"며 "금투세를 시행하지 않고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 등 법적인 환경을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본부장은 이에 대해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철저하게 김 전 의원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며 "이미 당의 여러 토론을 거쳐서 당내 공감대·스펙트럼에 가닥이 나온 상황이다.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발표할 것인가만 최고위에 위임된 상태여서, 그것을 전제한 선상에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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