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반대 여론이 경북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오후 안동시의회, 예천군의회를 비롯해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이 포항시청광장에서 “시·도민 의견수렴 없는 행정통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시·도민의 의견수렴 없이 광역단체장과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절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수 없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지역의 주인인 도민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있는 행정통합논의는 206만 도민에게 소외감과 피로감만 주고 있다”며 “대구·경북 통합이 진정 시·도민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통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의 의견을 들어달라고 외치는 주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냐”면서 “밀실에서 추진하는 행정통합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포항시의회 박희정 의원은 “지난 1995년 포항시와 영일군과의 통합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규모가 더 큰 대구·경북 통합은 수 많은 일을 협의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은 버리고 추진되는 통합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강영구 예천군의과 김경도 안동시의회 의장은 포항시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북·대구 행정통합 반대 뜻을 담은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행정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의사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예천군의회는 지난 30일 임시회에서 박재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결의안을 의결했다. 예천군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도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대구시와 경북도)두 단체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북도민과 대구시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더 이상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영주시의회도 제287회 임시회에서 ‘경북·대구 행정통합 반대 결의문’을 발표했다. 영주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도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행정통합이 민주적 절차와 지역 균형 발전을 저해한다”며 “경북 북부지역에 심각한 경제적 불이익과 소외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시의회도 지난 25일 ‘경북·대구 행정통합 추진 반대 성명’을 통해 “경북·대구 행정통합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경북 북부권은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행정 중심 경북도청 신도시 건설은 미완성으로 멈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4일 포항시에서 열린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에 참석한 도내 22개 기초단체장들도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단체장들은 “행정통합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두 사람의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시군의 의견을 수렴할 실무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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