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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통합진보당 "당권파, 끝을 보고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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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통합진보당 "당권파, 끝을 보고싶은가?" 새누리당 압박까지… "스스로 검찰수사 의뢰해야"
통합진보당이 폭풍전야다.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목전에 두고 겉으로는 '고요'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복잡함 셈법들이 교차하고 있다.

오는 2~3일 발표할 예정인 통합진보당의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조준호 공동대표)의 조사 결과에 따라, 19대 국회에서 원내 3당의 지위로 올라선 통합진보당에 격랑이 불가피해 보인다.

"통합진보당, 현장투표 개표 직후 무효표 판정 기준 바꿔"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어떤 발표를 할지는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 그러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당 내 인사들의 중론이다.

기존에 알려진 의혹들 외에도 통합진보당이 투표가 끝난 직후 '무효표 판정 기준'을 바꿨다는 새로운 사실이 1일 알려졌다.

<한겨레>는 이날 "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월 18일 현장투표 개표 직후 선관위 차원에서 '투표 개표 관련 결정사항'을 고쳐 4개항이던 투표함 무효 조항을 2개항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투표인 수와 투표용지가 불일치할 경우와 신고하지 않은 현장투표소의 투표함만 무효화하기로 한 것"이라며 "개정 이전의 조항으로는 무효이던 표가 개정 이후 유효로 바뀐 것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 비례대표 선출 수위에 영향을 끼쳤을 개연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 대한 이정희 대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에 앞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는 두 가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온라인투표 중간에 소스코드가 변경됐다는 의혹과 현장투표에서 무효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이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도 문제는 남는다. 그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인지 해석의 갈림길이 있는 것이다. 해석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선택은 이후 '수습책'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온라인투표 중간의 소스코드 변경 문제의 경우 이를 '선거 부정'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기술적인 조치'로 볼 것인가는 전혀 다른 '수습책'을 불러올 수 있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이 해석의 문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청호 구의원 "비례대표 1-3번 선당후사 정신으로 자진사퇴하라"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1일 밤 다시 만나 진상조사 결과 발표 시기 및 내용과 그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비례대표 당선자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당 내 인사들의 공통된 예측이지만, 그 정도로 시끄러운 당 내부가 수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공개적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 고발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이청호 부산 금정구 통합진보당 구의원은 이날 당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재차 "비례대표 부정선거의 책임이 있는 모든 관련 당직자들의 사퇴와 영구 제명을 요구하며 부정선거의 책임을 공감하고 비례대표 1,2,3번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청호 구의원은 "나는 '패권파'들이 상상하는 이상의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검찰에서 그 끝을 보고 싶다면 끝까지 물타기하고 은폐해도 좋다"며 "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금정구 공동지역위원장이라는 당직과 금정구의원이라는 공직까지 사퇴할 것이며 이제는 패권파들 당신들이 무엇을 걸지 얘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일부 당원들은 이른바 '당권파' 일각에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결국 이정희 대표가 책임지고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해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그 대안의 현실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이날 노동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29일 공동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가 조사 결과 그대로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당권파 측이 반대해 조준호 대표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들었다"고 보도했다. 통합진보당은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발했으나, 이는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갈리는 통합진보당의 복잡한 내부를 드러낸다는 평가다.

당 내부 수습도 그렇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도 고려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이 문제를 물고 늘어져 온 새누리당도 진보당 흠집내기의 최대 기회라며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선관위는 통합진보당이 내부경선 불법에 대해 수사의뢰를 한다면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통합진보당은 자체조사라는 모호한 태도로 그칠 게 아니라 반드시 조속하게 검찰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지난달 26일 "조사결과에 따라 당원 모두와 대표들 모두 중대한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안팎으로 위기에 놓인 통합진보당의 최종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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