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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반기문 세우려던 이들, 홍준표에 당 갖다바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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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반기문 세우려던 이들, 홍준표에 당 갖다바치려" "우리 당 없어져도 수요는 남아…한국당 부서지면 흡수해 총선 치르자"
옛 바른정당 대표와 대선후보를 지낸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017년 5.9 대선 당시를 회고하며 "반기문 대통령 세우기에 실패한 사람들이 선거는 하나도 안 도와주고 '홍준표 후보와 단일화를 하라' 아니면 '그냥 단일화 없이 홍준표한테 갖다 바치자'(고 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22일 발간된 옛 바른정당의 역사를 담은 백서 <바른정당 385일 개혁보수의 길>에 수록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대선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바른정당을 탈당한 권성동·김재경·김성태·김학용·박순자·박성중·여상규·이진복·이군현·이은재·장제원·홍문표·홍일표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때는 원주·강릉·춘천 유세를 하는 날인데 4월 24일이었다. 춘천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데 의원총회를 한다고 해서 '빨리 오라'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왔다"며 "왔더니 그 사람들 이야기가 단일화 이야기였다. '홍준표와 단일화하라',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내가 누구라고 이야기는 안 하지만 '그냥 막 우리가 홍준표한테 후보를 양보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을 만들고 자기 후보를 경선해서 낸 사람들이 공정한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양보하자는 식으로 하니까 내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그래서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하니 권성동·김성태·김재경 등 1차 탈당한 친구들이 굉장히 격앙됐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은 이어 "내가 마지막 순간에, 나하고 김무성·주호영·정병국(등이) 밤에 만났다"며 "후보로서 바빠 죽겠는데 계속 단일화 이야기를 하길래 내가 주호영한테 '(홍준표에게) 가서 공정하게 여론조사 원샷으로 하려면 네가 가져와라. 홍준표가 오케이하면 나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홍준표가 오케이 할 리가 없다. 홍은 절대 안 한다"며 "단일화가 그렇게 안 되고, 그냥 갖다 바치려고 했는데 그게 무산되면서 이 사람들이 탈당을 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을 딱 1주일 앞두고 13명이 탈당을 한 것"이라며 "어느 정당의 선거판에서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 대해 "(범보수 성향 대선후보가) 결국은 나하고 홍준표하고 안철수 세 사람이 있는데, 바른정당이 저를 후보로 뽑아놓고 후보단일화 이야기가 나왔다"며 "그래서 내가 어느 인터뷰에서 슬쩍 이야기를 했는데,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 내가 관심이 있었다. 왜냐하면 문재인을 이기려면 보수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자신도 단일화 자체에는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후보단일화를 할 때는 누가 국민 전체에게 지지를 많이 얻을 것인가를 보고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안철수는 4월 이때 잘 나갔으니까 생각이 없었고 그럼 결국은 나하고 홍준표인데 그때 홍준표 쪽에서 단일화를 일부러 자꾸 피해 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는 여론조사해서 단일화하면 지니까 계속 문재인·안철수·심상정 모두 다 넣어서 (5자 대결에서) 둘 중 누가 이기는지 하자, 그런 식으로 꼼수 비슷한 얘기가 흘러나온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2017년 1월 창당돼 올해 2월 옛 국민의당과 통합하며 사라진 옛 바른정당의 역사와 통합 이후 바른미래당의 전망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성공할 거냐 실패할 거냐, 바른정당이 시작됐을 때와 바른미래당이 겪어온 과정, 앞으로 겪을 과정이 내 눈에는 하나도 차이가 없다"며 "지금도 '지지율 안 오른다'고 바글바글 난리가 났는데, 통합하자고 통합하면 살 거라고 말했던 사람이 지지도 가지고 난리를 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 입장에서 저 정당을 지지하려면 저 정당이 자기한테 어떤 정당인지 머릿속에 들어와야 지지를 한다"며 "우리 당이 그 동안 통합 과정에서 보여준 게 싸운 기억밖에 없는데"라고 혀를 찼다. 그는 "국민의당 박지원과 안철수가 열심히 싸운 기억, 유승민이라는 사람과 안철수라는 사람이 몇 번 만났던 정도의 기억, 그러다가 안철수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고 나하고 박주선하고 갑자기 텔레비전에 나타나서…"라며 "사람들에게 그런 기억밖에 없는데, 그 정도 가지고 국민들에게 '우리 당을 찍어달라, 지지해 달라' 그것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유 의원은 "한국정치에서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이, 중도보수에서 개혁을 지향하는 이 정당이 살아남느냐 이것은 엄청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저를 포함헤서 9명 남은 사람, 바른미래당의 30명, 이 사람들이 실패하고 이 정당이 없어져도 그 수요, 보수가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는 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정계 개편 전망에 대해 "지방선거 끝나고 한국당이 정말 더 망해야, 저기가 부서지고 부서진(데서 나온) 사람들을 바른미래당이 상당 부분 흡수해서 보수에서 제일 큰 정당이 될 수 있으면 그 상태에서 총선을 치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인터뷰가 수록된 바른정당 백서는 2016년 말 국회의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부터 '개혁적 보수신당'의 탄생과 이듬해 5월 대선, 자강론 대 통합론 논쟁,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이르기까지의 1년여의 과정을 담았다. 백서를 펴낸 바른정책연구소는 "385일간 시도됐던 당 활동의 성과를 회고적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개혁보수의 자취를 기록으로 남기자는 차원"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바른정책연구소는 이 백서는 비매품이며 국회 및 전국 주요 도서관과 대학에 배포할 예정이고 바른미래당 당원 가운데 신청자들에게도 우편으로 배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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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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