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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메르스 의심 환자 자진 신고...시청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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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메르스 의심 환자 자진 신고...시청은 '나 몰라라' 112 신고 받은 경찰, 시·보건소 연락도 안돼...추적 끝 5시간 만에 오인 결론

메르스 의심 자진 신고가 들어와 5시간 넘게 경찰이 추적하는 소동이 벌어졌음에도 부산시가 제대로 된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1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6분쯤 한 남성이 "부산 연제구 거제동 아파트 앞이다. 외국인하고 술을 먹었는데 열이 나고 설사도 난다. 외국으로 많이 다녔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하고 전화기를 꺼버렸다.

경찰은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신고자와 신체접촉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한 뒤 잠적한 메르스 의심 신고자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 부신시청 전경. ⓒ부산시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부산시청 재난상황실에 메르스 의심 신고 사실을 통보하고 메르스 관리 대책본부에 신고 내용을 알렸지만 시의 대응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메르스 대책본부 팀장에게 전화하니 본인은 집에 있다며 다른 팀장에게 전화하라고 했다. 다른 팀장은 신고자가 직접 1339번으로 신고하라고 했다"며 "신고자는 전화기가 꺼진 상태인데 어떻게 신고를 하라는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관할 보건소와도 연락이 되지 않던 경찰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신고했고 그때서야 연제보건소에 부산에서 메르스 의심 자진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이 왔다.

경찰은 잠적한 메르스 자진 신고자를 찾기 위해 신고된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가입자 확인 결과를 토대로 우선 출동했으나 해당 집은 빈집이었다.

다시 위치를 확인한 결과 신고된 휴대전화가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사는 한 여성 명의로 돼 있는 것을 확인해 찾아가니 "지인인 50대 남성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고 말했다.

또다시 출동에 나선 경찰은 신고자인 박모(53) 씨를 발견했으나 보건소 직원의 대면조사 결과 설문지에 부합되는 메르스 의심 증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날 오전 6시 1분쯤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오인 신고로 결론을 내리고 나서야 소동이 끝났다.

그러나 이날 메르스 오인 신고의 조사 과정에서 메르스 대책본부까지 구성한 부산시로부터 제대로 된 협조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관할 보건소조차 경찰과 연락되지 않아 자칫 메르스 의심 가능성이 있었다면 추가 감염도 예상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메르스 의심 신고로 핫라인을 통해 부산시청에 통보했지만 신고자가 직접 신고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며 "경찰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신원파악밖에 할 수 없다. 신고자가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고 관할 보건소와도 연락이 되지 않아 진짜 메르스 환자였으면 어떻게 하려 했는지 답답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 10일 메르스 관련 주간업무 회의를 하고 있는 대책본부. ⓒ부산시

부산시 측에서는 신고자가 술에 취해 메르스 의심 신고를 했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추석도 다가오고 추가 의심 환자도 나오면서 확산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오인 신고라도 적극적으로 부산시가 대처했어야 한다"며 "신고 자체가 모호하긴 했지만 대책본부까지 만들어서 철저하게 대비를 하겠다고 했음에도 이같은 미온적인 대처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대책본부가 만들어져 24시간 대기하고 있지만 경찰이나 소방처럼 환자 소재를 파악하기에는 사실 힘들다"며 "이번 같은 경험이 많이 없는 것도 있으나 역학조사를 하는 것은 보건소이기에 신고를 일원화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0일 부산시는 메르스 환자 발생에 따라 비상방역 대책반장을 행정부시장으로 승격하고 5개팀 25명의 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16개 구·군 보건소, 질병관리본부와도 연계해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응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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