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북한 <노동신문>이 대북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구한 것과 함께,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달 2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재 완화를 거론한 것과도 맥이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전날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강화했지만, 한편에서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은 대북 제재가 완화가 실현되면 속도가 붙는 문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등 북미 협상에서 과정에서 대북 제재를 쟁점으로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리선권 위원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지금껏 중단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북남 당국은 마땅히 이 사업들을 제대로 풀어 북남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위원장은 이와 함께 철도 연결 사업을 비롯한 남북 협력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쌍방은 판문점 선언 과업으로 지금까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현대화를 위한 공동 점검 사업을 진행해왔다. 북남 당국은 이에 토대해 빠른 시일 내 철도 연결 착공식을 진행하고 평양 공동선언 이행의 걸음걸이를 힘차게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위원장은 "북남 당국은 정세가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든 북남 선언이 말한 평화와 번영, 통일의 직선로로 내달려야 한다"며 남북 협력 사업이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를) 핵이 없는 평화의 낙원으로 만들려는 우리의 입장을 일관하다. 긴밀히 협의해 나가야 한다"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6.15 선언과 10.4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과 관련, 이에 대한 책임이 당시 남한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리 위원장은 "6.15 시대를 차단하는 반 통일세력들에 의해 10.4 선언을 비롯한 모든 북남 선언이 한동안 전면 부정당하고 북남 관계는 최악의 파국으로 됐다"며 "분열로 인해 자주 통일로 나가려는 우리 민족 간 10년의 공백이 생긴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역시 "안타깝게도 지난 10년 간 북남 결실들이 무참히 짓밟히고 북남 관계는 파괴됐으며, 대결광풍이 몰아치고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기나긴 세월 적폐와 반목, 전쟁의 악몽 속에 있던 북남관계의 대전환을 선언하는 장엄한 괴성이 평양에서 울려 퍼졌을 때 온 겨레는 격정에 휩싸였다"며 "북남 수뇌분들이 분열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려는 숭고한 뜻과 의지를 안고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우리 겨레에 안겨주신 것은 조선 만대의 불멸의 업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가 끝난 이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별도로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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