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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겠지만… [사회 책임 혁명] 수원시 공유 자전거 '모바이크' 이용 후기
10월 초 세계의 기후 전문가들이 인천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란다.

1.5℃. 얼핏 보았을 때는 매우 작게 느껴진다. 사람으로 치면 평균적인 체온에서 미열이 일으키는 수준에 불과하다. 허나 지구에게 1.5℃는 엄청난 기후변화를 가져온다. 기후변화센터에 따르면, 1997년 북극 얼음의 평균 두께는 15% 줄어들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빙하는 50% 정도 얇아졌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 나아가 기후변화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파리기후협약 체결, '1.5℃ 특별보고서' 채택은 국제사회나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일들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개인에게 요구되는 행동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는, 차량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의 주범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해결책으로 쉽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걸어 다니는 일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걷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해서 현대인의 바쁜 삶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다. 나 역시 통학을 위해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전철을 타기 위해 매일 아침 집 앞에서 역까지 버스로 이동한다. 이 거리를 걸어가면 30분 이상이 소요되기에, 바쁜 아침에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를 실천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던 중, 현재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에 공유 자전거 '모바이크(mobike)'가 생겼다. 모바이크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와 유사하다. 모바이크는 따릉이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여 시스템을 운영한다. 하지만 모바이크는 따릉이보다 훨씬 더 편하게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일정한 주차 공간에서 대여와 반납이 이루어지는 따릉이와는 다르게, 모바이크는 정해진 주차 공간이나 구역이 없다.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전거가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사용한 후 원하는 곳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반납하면 된다.

모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 근처에 따릉이 대여소가 없을 때 목적지에서 꽤 먼 장소에 주차한 후 나머지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반면 모바이크는 가고자 하는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그 장소에 그대로 주차하고 이동하면 되기에 상대적으로 이용 편의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통학 길에 모바이크를 이용해보았다. 모바이크 애플리케이션을 켜보니, 집 앞 저수지 쪽에 모바이크가 있었다. 자전거를 찾고 QR 코드를 통해 대여했다. 실제로 빌려보니, 앞서 언급한 모바이크의 장점이 단점이기도 했다. 지정된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에 지도에 모바이크가 주차되어 있다는 표시만 보고 이동해야 하고, 결국 예상보다 자전거를 찾는 시간이 더 소요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듯 모바이크에서도 일정 구역에 자전거를 주차할 것을 권장하고 있었다. 지도 위의 'P'라고 표시된 곳에 주차하면 사용자에게 지급된 포인트가 깎이지 않는다. 모바이크에 계정을 만들면 550포인트가 지급된다. 주차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자전거를 망가뜨리면 이 포인트가 깎이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깎이면 더 이상 모바이크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 규정이 아니다 보니 지정된 주차구역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전에 타 보았던 다른 자전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체가 가벼웠다. 또한 안장의 높낮이를 조절하기가 쉬워서 만족스러웠다. 자전거를 타고 전철역을 가는 길에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다. 이 길을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해서 오르막길 전에 자전거를 주차했다. 보행자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곳에 자전거를 주차한 후 자전거 뒷바퀴에 있는 레버를 잡아당기면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다. 주차와 동시에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알림이 온다.

모바이크는 첫 이용 시 보증금 5000원을 낸다. 그 이후 20분당 5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모바이크 패스를 이용할 수 있다. 4000원인 모바이크 패스를 이용하면 매 20분을 무료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20분이 지난 후에는 일반 요금이 적용된다.

며칠 동안 모바이크를 이용해보며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근거리를 이동할 수는 없을까?'라는 모바이크 홈페이지에 게시된 질문에 모바이크가 스스로 꽤 좋은 답변을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는 데 편리한 자전거라는 이동수단, 지정된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대여와 반납이 편리한 시스템 등이 그러한 답이 될 것이다. 자전거의 위치 시스템이 항상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모바이크는 괜찮은 서비스라는 생각이다. 수원 지역에서 운행 중인 모바이크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고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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