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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계파구도 더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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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계파구도 더 부각? 김학용-김종석, 나경원-정용기 '러닝메이트'…유기준·김영우 사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간 세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가운데, 양 진영에서는 이같은 관측을 더 강화하는 인선이 이뤄졌다. 비박계 또는 복당파로 불리는 김학용 의원은 김종석 의원을, 옛 친박계 또는 잔류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정용기 의원을 각각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 또한 잔류파인 유기준 의원과 복당파인 김영우 의원은 모두 이날 불출마 뜻을 밝히며 사퇴했다. '친박·잔류파' 대 '비박·복당파'의 1대1 대결 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김학용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선거와 러닝메이트제로 이뤄지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초선 비례대표인 김종석 의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종석 의원은 홍익대 교수(경영학) 출신 비례대표 의원인 만큼 탄핵 사태 당시 당을 떠나지 않아, 굳이 분류하자면 '잔류파'로 볼 수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경제 관련 조언을 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그러나 이후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일관성이 없다거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지적하는 등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2015년에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에 의해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영입·임명됐다. 과거 전경련 부속 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을 지내며 보수 성향 학자로서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할 때에도 정몽준 전 의원이나 고건 전 총리의 학계 인맥으로 꼽히는 등 친박 그룹과는 결이 달랐다는 평가도 있다.

나경원 의원의 러닝메이트는 재선의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으로 정해졌다. 정 의원은 스스로 "친박도 비박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과거 대덕구청장 시절 충청권 지자체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한때 '친이계'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원내로 입성한 이후에는 큰 틀에서 당시 주류였던 친박계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해왔다. 특히 2015년 여름의 '유승민 사태' 당시에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그가 언론 지상에서 줄곧 '범(汎)친박'으로 분류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현재 김도읍·박대출·박맹우·윤영석·민경욱 의원 등과 함께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 전진'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유기준·김영우 의원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후보에서 사퇴한다"며 "당 내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계파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계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저의 경륜과 전문성으로 원내대표 경선 운동에 나섰지만, 제 바람과는 달리 당에 남아있던 계파 정치의 잔재가 되살아나 사실상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겨움과 환멸을 느꼈다"며 "원내대표 후보에서는 사퇴하지만 앞으로도 계파 정치의 종식과 깨끗한 보수의 부활·재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만약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의 모습이 개선되지 않고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깨끗하고 능력 있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최근 홍문종 의원 등이 언급한 '친박 신당론'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왔다.

김영우 의원도 사퇴 뜻을 밝히며 "정책·경제정당을 위해 경제 전문가를 러닝메이트로 모시고자 많이 노력했으나 부덕의 소치로 실패했다"고 털어놓고 "그 과정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계파의 벽도 실감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계파 갈등으로 치닫는 지금의 원내대표 선거 양상을 매우 우려한다. 이런 분위기가 전당대회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하며 "어떤 특정 계파의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계파 단일화는 그 어떤 경우에도 배격한다는 것이 저의 변치 않는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예산안 처리가 사실상 마무리된 7일 오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선 국면에 돌입했다. 선관위원장은 3선의 이진복 의원이, 위원은 김승희·송희경·이철규·장석춘·최연혜 의원이 맡았다. 선거일은 오는 11일로 잠정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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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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