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지난 8일 5.18 관련 망언에 대해 한국당 내에서도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당 유력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11일 오후 개인 성명을 내어 "역사는 사실이다. 소설이 아니다"라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의견 표출이 아니라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일부 인사는 39년 전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혀 근거도 없는 '북한군 600명 침투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황당무계한 주장을 입증하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못하면서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북한군 침투설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이 땅의 민주화 세력과 보수·애국세력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국군을 크게 모독하는 일"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발언은 크게 잘못됐다. 앞서 간 민주화 영령들의 뜻을 훼손하고, 한 맺힌 유가족들의 마음에 더욱 큰 상처를 냈다"고 자당 의원들을 정확히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발언은 한국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외면한 억지 주장"이라면서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정의와 진실'을 위한 한국당의 역사와 여러 가지 노력을 부정하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한국당의 미래를 망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의 가슴아픈 비극에 더 큰 상처를 내는 언행은 정치인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저는 최근 일어난 상황에 대해 크게 유감을 표시하며, 해당 의원들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며 역사적 평가와 기록이 완성된 진실"이라며 "우리 역사의 아픔이자 비극이었고, 5.18의 희생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키우고 꽃피우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故) 김영삼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널리 알리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1983년 5.18 3주년을 시점으로 23일 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며 "5.18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인사들이 1984년 5.18 4주년을 맞춰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했고 저도 여기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역 정치인 중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사로 꼽힌다.
앞서 장제원 의원(재선)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당대회 국면과 당 지지율 상승이 맞물려 당내 일각에서 급진 우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끊임없는 보수혁신과 개혁을 통한 외연 확대도 모자랄 판에, 역사 퇴행적 급진 우경화 현상은 보수 결집은커녕 '보수 환멸'을 조장하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우리가 세운 문민정부(김영삼 정부)가 주도했던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역사적 평가를 끝낸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주장은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6.29 항복선언으로 이어진 민주화 대장정은 우리 국민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화의 과정이자 역사이다. 이를 부정한다면 우리는 대중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4선 중진인 신상진 의원도 전날 "5.18의 역사적 의미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역사 발전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것이자, 현재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한 당의 몸부림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우려되는 모습"이라고 SNS를 통해 비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10일 밤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시정에만 전념하려고 참고 또 참아 왔는데 요즘 당 돌아가는 꼴을 보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황당한 웰빙 단식, 국민 가슴에 대못박는 5.18 관련 망언, 당내 정치가 실종된 불통 전당대회 강행, 꼴불견 줄서기에다 철지난 '박심(朴心)' 논란까지, 도대체 왜들 이러나? 지지율이 좀 오른다고 하니 오만, 불통, 분열의 고질병이 재발한 것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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