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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공감대…공은 北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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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공감대…공은 北으로 트럼프,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연 뒤, 북미 정상회담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 순으로 이어지는 '포스트 하노이' 정국 구상에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말미에 "남북 정상회담 또는 남북 간 접촉을 통해 한국 정부가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나에게 알려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둘 다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기자들에게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지, 빠른 과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그것 또한 일어날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렸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남북미 종전 선언'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2월 28일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접촉해서 그 뜻을 알려달라는 중재 역할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서 조기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만나 2시간가량 단독 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연달아 가졌고, 두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당근책은 '현금'이라기보다는 '어음'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지금은 적기가 아니지만, 올바른 시기가 되면 엄청난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이러한 도움이 있을 것이다. 일본, 중국, 러시아도 북한을 지원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두 정상의 의견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적 타결, 단계적 협상'이라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도 여전히 거리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 딜'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스몰 딜이 있을 수 있겠다. 단계적인 조치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빅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빅딜이란 바로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언급한 데서 한 발 물러서 '빅 딜'의 정의를 '핵 포기'라고 한정했다.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인도적인 여러 이슈가 있는데, 그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국은 북한에 식량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안 등을 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 장관이 제재 완화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겠다"고 언급한 점에 비쳐볼 때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분야와 관련된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행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는 좋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는 오바마 정부 때보다 훨씬 낫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큰 진전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 아주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번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 정부의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관계 개선이 비핵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데 한미 양국이 인식을 공유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달라"고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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