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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1표차' 추인, 패스트트랙 마지막 퍼즐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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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바른미래 '1표차' 추인, 패스트트랙 마지막 퍼즐 맞췄다 4당연대 마지막 관문 통과…유승민 "자괴감, 진로 심각히 고민"
선거제도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4당 연대'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최후의 관문으로 여겨졌던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아슬아슬한 표차로 4당 원내대표 합의안이 추인되면서다. 패스트트랙에 반대해온 바른정당계는 "저쪽이 한 표가 많았다"(유승민 의원)라며 안색을 굳혔다.

바른미래당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고 격론을 주고받았다. 전날 이뤄진 여야 4당(민주·평화·정의당)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 △찬반 의결을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라는 단순다수결로 할 것인지, 재적의원 2/3의 동의에 따른 당론의결 방식으로 할 것인지가 논제였다. 논쟁에서 구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구 국민의당계 다수는 찬성 의견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는 패스트트랙 찬성파의 박빙 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후 2시경 가진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오랜 토론을 거쳐 당의 입장을 정했다"며 "최종 의사결정을 단순다수결로 할지 2/3 당론결정 방식으로 할지 논란이 있어 23명 의원들의 의사를 물어 비밀투표를 했고, 최종적으로 과반 방식으로 표결을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다시 한 번 합의문 추인 여부를 묻는 비밀 투표를 했고, 그 결과 당이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추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다. 앞서 민주·평화·정의 3당은 이미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추인한 바 있어, 김 원내대표가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순간 여야 4당 합의는 온전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합의안을) 추인한 결과에 따라, 정개특위·사개특위애서 합의문 취지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합의문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패스트트랙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단 당초 원내지도부는 표 대결로 갈 경우 승리를 자신했으나, 투표 결과는 두 번의 투표 모두 '찬성 12 대 반대 11'이라는 박빙으로 알려졌다. 총 7명인 바른정당계 의원 대다수 외에 국민의당계, 특히 안철수계에서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가 말했듯, 투표 방식은 무기명 비밀투표여서 의원들의 개별 표결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바른정당계의 구심인 유승민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저쪽이 한 표가 많았다"며 반대표를 던졌음을 밝히고 "오늘 이런 식으로 당 의사결정이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선거법은 다수 힘으로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당의 의사결정까지도 한 표차이의 표결로 해야 하는 당의 현실이 굉장히 자괴감이 든다. 앞으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논의 과정에서 '3분의 2 이상(찬성)'이 아니기 때문에 당론이 아니라는 말을 분명히 드렸다"며 "바른미래당이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사개특위 위원들을 절대 원내대표가 사보임할수 없다고 요구했고 김 원내대표도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해 일말의 변수를 시사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이고, 사개특위 구성상 이들 두 명 모두가 찬성해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건인 3/5를 채우게 된다. 두 의원 가운데 특히 간사인 오 의원은 4당 원내대표 합의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판검사 등에 한정해서라고 해도, 공수처가 기소권을 가지는 것은 안 된다는 이유다.

김 원내대표는 결과 브리핑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지금까지 사개특위 위원들이 저와 함께 신의를 가지고 협상을 이끌어 왔고,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당의 최종 입장이 정해졌기 때문에 다소간 평소 소신과 다른 의견이 있다고 해도 서로 조율해서 최종 성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 명이라도 반대해 패스트트랙이 무산되면 어떡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특히 그는 "평소 개인적으로 오 의원의 소신이 있었고 수사·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점에 대해 계속 주장해온 것은 사살"이라면서도 "그러나 원내대표가 합의한 안이 오늘 추인됐기 때문에 오 의원도 그런 점을 고려해 임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서는 사개특위 처리라는 마지막 불씨를 남긴 것과 별개로, 4.3 보궐선거 후 지도부 총사퇴론이 제기된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가 이번 의원총회로 인해 가속화 국면을 맞을지도 눈길이 쏠린다. 유승민 의원은 이미 "당의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했고, 탈당 여부도 '고민'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도 딱히 부인은 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의원끼리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거나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의 생각도 존중하고 당이 단합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하긴 했지만, 바른정당계는 물론 안철수계의 지도부 비토론이 반영된 결과물이 12:11이라는 박빙의 표결 결과로 나타남에 따라 '손학규 지도부'의 미래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이날 의원총회장 앞에서는, 지난 18일 '손학규 지도부 총사퇴'로 의견을 모은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당직자 모임에 맞서 다른 안철수계 인사들이 손 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에는 문병호 전 의원과 장진영 전 최고위원, 고연호·이행자 지역위원장과 안철수의원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이수봉 전 인천시당 위원장 등 50명이 이름을 올렸다. 18일 모임에 90여 명이 참석한 것에 비해 전체 인원 수는 적지만, 현직 지역위원장 22명이 포함돼 있어 '현역' 수는 오히려 이쪽이 더 많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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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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