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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못해도 지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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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못해도 지장 없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13> 9. 노력하면 누구라도 공부 잘할 수 있다고?
포기하는 것이 현명함이 되는 경우 적지 않다.
하고 싶은 일 포기하라는 말 아니고
하기 싫은 일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수 되기 포기하고
프로축구선수 되기 포기하는 것이 현명함일 수 있는 것처럼
공부에 흥미 없고 재주 없다면
영어 수학에 욕심 부리지 않음도 현명함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오해하지 말라. 공부하지 말라는 말은 절대 아니니까.
1등급을 위해서,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
아등바등하면서 억지 부리지 말자는 이야기일 뿐이니까.
노래 못한다고 기죽거나 괴로워하지 않는 것처럼
영어 수학 못한다고 기죽거나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니까.
하기 싫은 과목, 해도 안 되는 과목까지
싸움질하듯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니까.
하기 싫은 과목 공부 억지로 하다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른 과목 공부까지 포기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고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안쓰럽기에 하는 말이니까.
그저 열심히만 하면 누구라도 공부 잘 할 수 있다는
환상의 늪에서 헤매는 부모님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고
공부 때문에 괴로운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하는 말이며
책상 앞에 멍 때리고 있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하는 말이니까.
노력만으로 프로 축구 선수 될 수 없는 것처럼
열심히 한다고 누구나 연예인 할 수 없는 것처럼
공부 역시 노력한다 해서 아무나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다.
공부도 재주인 것 분명하다.

중학교 공부와 고등학교 공부는 상관관계 크지만
고등학교 공부와 대학공부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고
대학공부와 사회생활 능력의 상관관계는 극히 미미하다.
국어 영어 수학 못할지라도
대학공부나 사회생활 전혀 지장 없다.
하기 싫은 공부, 해도 안 되는 공부
굳이 잘하려 아등바등 하지 않아도, 강요하지 않아도 괜찮다.

악기 연주 못해도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운동 못해도 괜찮은 것처럼,
그림 못 그려도 생활에 지장 없는 것처럼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못해도
생활에 지장 없고 행복할 수 있고 괜찮다는 사실 인정하면 좋겠다.
수학 못해도 할 수 있는 일 많다는 말에,
영어 못해도 생활에 불편 없다는 말에,
국영수 못해도 회사 일 해내는데 지장 없다는 말에
고개 끄덕여주면 참 좋겠다.
그리고, 음악 미술 체육이 재주인 인정하는 것처럼
영어 수학 공부도 재주라는 사실도 인정해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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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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