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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상호거래를 지속하는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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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상호거래를 지속하는 힘은?

[연속 기고] 협동조합 사회를 위하여

시민사회, 사회적경제분야와 관련해, 협동조합 아이쿱이 지난 7년간 사회적경제 파트너들과 상호거래, 역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6회에 걸쳐 관련 사례를 소개합니다. '협동조합 경제'를 응원합니다.(편집자)


끈을 이어야 맞잡은 손이 보인다.


친환경 안전한 먹을거리로 대표되는 아이쿱생협(이하 아이쿱)은 농산물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정육, 수산물, 공정무역, 가공식품,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취급하는 제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취급하는 제품이 많아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에 대한 조합원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 뿐 만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있다 보니 어느새 뷰티/헬스, 여행/문화/교통, 의료/상조, 교육 등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8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들은 현재 필요한 것이 판로 지원 45%, 사회적경제기본법 통합지원체제 25%, 인력 양성 19.5%, 사회적금융 접근성 10.5% 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은 소비자의 구매의사가 높지 않고, 제품침투율도 낮은 편입니다.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에게 전달할 판로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쿱도 누구보다 그런 어려움을 오랜 기간 겪어왔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찾다 보면 그것은 조합원에게 제품 경험을 최대한 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마침 사회적경제기업이 생산하고 있고, 품질과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요? 조합원은 다양한 제품 경험으로 인해 후생과 복지가 향상되고 아이쿱은 소비자와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의 소통/판매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매출, 일자리, 기술개발 면에서 초기 스타트업 단계를 넘어 성장기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됨은 물론 세이프넷과 연계된 새로운 제휴 서비스나 공동사업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윈윈(win win) 전략입니다.

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호거래 성과 들여다보기


아이쿱은 지난 2012년 사회적경제기업과의 입점 및 제휴로 상호거래를 시작한 이래 7년간 거래기업과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여 2018년에는 22곳 사회적경제기업들의 매출이 50억 원에 도달하였습니다.

▲ 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 거래현황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조합원들은 환경, 인권, 일자리, 공생 등 사회적 가치를 지닌 우수한 제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하였는데 이른바 사회적경제기업이 낳고, 아이쿱생협이 키운 제품들이 벌써 110 여 종에 이릅니다. 제품의 진가를 알아봐 주고 구매력으로 응원해주는 조합원들을 보면 '똑똑한 소비자는 속일 수 없다. 생산자는 자기만의 제품에 맞는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라는 마케팅의 오래된 상식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1. 아이쿱과의 거래액, 거래 비중이 모두 증가


최근 2년간의 상호거래 실적을 보면, 각 기업들의 전년대비 2018년 거래액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 중 아이쿱 거래 비중도 높아졌습니다.

▲ 2017년, 2018년 사회적경제기업의 아이쿱 거래액

예를 들어, 방제와 미화관리 서비스 사회적기업인 인스케어코어는 전년대비 아이쿱 거래액이 은 6배 이상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 중 아이쿱 거래 비중도 5배 증가하였습니다. 이후 매장과 클러스터의 방제 서비스를 도맡을 만큼 신뢰도 생겼습니다. 인스케어코어는 매출의 증가를 16명의 고용 창출로 연결하여 사회적 가치도 높여냈습니다. 또한 양말 제조로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사회적 기업 행복플러스는 전년대비 전체 매출이 2.5배 증가하였는데 아이쿱과의 거래 비중은 여전히 100%를 차지합니다. 아이쿱이 유일한 판로이자, 매출을 끌어올린 요소였는데 다행히 값싸고 품질 좋은 국내산 양말을 필요로 하던 조합원의 수요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2. 상시 입점 확정


기획 입점으로 시작한 총 14곳의 사회적경제기업 중 10곳의 기업 제품과 서비스가 상시입점으로 확정되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였습니다. 그중 한국전세버스협동조합연합회, 공감만세, 모두의극장, 인스케어코어 4곳은 아이쿱이 사업장 곳곳에서 필요했던 서비스였기 때문에 세이프넷과의 B2B 공동사업 제휴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 사회적경제기업 아이쿱 입점 성과

3. 입점 기업과 제품의 종류 증가


2012년 첫 상호거래 이래 입점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기업들이 처음 입점한 제품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제품을 추가로 개발, 입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기업 동구밭은 2018년 12월 설거지 세제바를 입점하여 단 한 달 만에 약 4,400만원의 거래액을 달성하였습니다. 동구밭은 세제바의 성과를 토대로 4개월 만에 새로운 세안비누 3종을 추가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 간식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 동물의집도 2017년 닭가슴살 1종만 입점하였는데 1억 원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 이를 토대로 제품을 다각화하여, 2018년에는 총 10종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첫 제품의 매출 성과로 안정적인 판로가 이어지자 기술 개발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4. 품목의 다각화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들은 양말, 칫솔, 장바구니, 샴푸바, 세제바, 반려동물 간식에 이어 백팩, 심지어 소화기까지 다양합니다. 생협에서 백팩, 소화기가 과연 잘 팔릴까 걱정이 컸지만 제리백 백팩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과 제품이 만들어내는 후원 효과에 조합원이 응답해 주어 기획 입점된 백팩은 완판,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사회적기업 마커스랩이 제작한 깜찍한 디자인 소화기 역시 전국 자연드림 매장, 생산 공방, 조합원과 직원이 사용하는 여러 공간 등 아이쿱의 사업장 곳곳에서 생활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동구매 아이템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5.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의 마중물 : 일자리, 신규개발, 판로 확대


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상호거래가 단순히 기업 매출 규모의 상승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안정적 판로를 토대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조직 규모가 커지고, 내부의 역량이 자라고, 그 덕에 신규 개발에 힘을 쏟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게 되고, 제품이 다각화되어, 마침내 기업의 성장 동력도 다양해집니다.

▲ 2018년 대비 2019년 사회적경제기업 일자리 창출 현황


뿐만 아니라, 깐깐한 생협 조합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다 보면 어느새 기업은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경험도 덤으로 얻습니다.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알기 전과 후는 측정하기 어려운 근소한 차이일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소한 차이 또한 엄연한 차이입니다. 작은 차이 하나로 소비자가 제품을 살 수도 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벤처인 닥터노아의 대나무칫솔은 입점 전 조합원 체험단으로부터 손잡이가 대나무 재질이라 욕실에 두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접수 받고 손잡이를 특수코팅 처리하여 습기에 약한 단점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예리한 눈썰미와 피드백 덕분에 상품성 개선으로 나아간 사례입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이 조합원 28만 명인 아이쿱에 입점되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생협 시장을 넘어 외부 유통업계에 해당 기업의 생산 및 공급력을 입증하는 신뢰를 주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토대로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제품의 유통 프로세스에 대한 경험을 갖게 되고, 외부 대형 판로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습니다. 실제로 동물의집은 아이쿱생협, 두레생협 등 생협 시장을 넘어 2019년 4월부터 국내 굴지의 온라인 푸드마켓몰에 입점 성공하여 국내외 쟁쟁한 제조사들과 경쟁할 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2018년 동물의집 총 매출 중 80%를 차지했던 아이쿱의 구매력이 새로운 판로를 넓혀 가는데 마중물이 된 것이지요.

6. 사회적 가치가 바로 경쟁력이기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사회적기업 스페이스선의 엄수정 대표는 "사람에게 좋은 비누를 만들다보니 환경도 고려하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스페이스선이 만든 비누는 사람이 쓰고 나서도 자연에게 그 어떤 오염원도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반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싸서 외면 받는 윤리적 가치가 높은 제품들이 생협 시장에서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조합원들에 의해 선호됩니다. 어려운 조건하에서도 지속하려고 애쓰는 사회적 기업가들과 협동조합인들에게 아이쿱생협이 함께 뛰어주는 마라톤코치가 되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잘 팔려야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현대인을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우리는 무엇을 소유하는지 보다 무엇을 소비하는지가 더 잘 드러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기도 하며, 세상을 바꿔나가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상품의 홍수 속에서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조합원의 요구가 생협 안에서 충족되도록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내어 연결하고 알려내는 것은 불확실성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좋은 제품은 잘 팔리기도 하지만 잘 팔려야 소비자가 즐거운 경험을 얻어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습니다. 제품이 가진 사회적 가치가 높다면 더더욱 잘 팔려야 임팩트 효과가 생깁니다. 아이쿱이 판로가 되어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실질적인 협력을 시도하는 이유입니다.

아이쿱생협은 세이프넷과 사회적경제기업과의 상호거래가 일회적 거래를 넘어 지속적인 파트너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와 사람중심경제를 위한 네트워크인 세이프넷(SAPENet) 안에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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