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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합의문 구긴지 나흘 만에 국회 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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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합의문 구긴지 나흘 만에 국회 등원 정개특위 민주당, 사개특위 한국당서 위원장 맡을 듯
자유한국당이 여야 교섭단체 3당 간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걷어찬 지 나흘 만에 사실상 국회 복귀를 선언했다. 정국의 뇌관이었던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연장안도 두 곳의 위원장 중 한 자리를 가져오는 조건으로 동의하기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 국회가 되는 과정에서 앞으로 한국당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이냐 논의했다"며 "우리 당은 오늘부로 상임위원회에는 전격적으로 복귀하고 등원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민생·안보를 위한 입법 투쟁을 열심히 해나가겠다"면서 "다만 국회의 나머지 의사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의총 결과 브리핑 후 기자들은 '사실상 무조건 등원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상임위 전면 복귀"라며 "일단은 상임위에 무조건 등원하는 걸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는 "지난 합의문(24일 합의문)은 무효"라며 "모든 부분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당이 3당 합의문을 파기한 지 나흘 만에 전면적 상임위 복귀를 택한 배경으로는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여론 부담과 함께, 당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원론이 제기된 결과로 분석된다.

전날 한국당 김용태 전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는 것이 진정 이기는 정치"라며 "의총에서 결단을 내려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최고위원과 장제원 의원 등도 등원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도 윤상현 외통위원장이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나와 "장외투쟁을 우리가 결정했듯, 등원도 우리가 결정하면 된다"며 "정부의 무능에 대해 국회에서 싸우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등원 명분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여당에 끌려다니게 된다"고 재차 주장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나 원내대표의 경쟁자였던 김학용 의원도 교통방송(tbs)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한 건 우리"라며 "(내가 원내대표였다면) 우리 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인 합의문에 사인할 필요 없이 '민주당이 이렇게 엉터리로 나가지만 우리 한국당은 나라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무조건 등원하겠다' 차라리 이렇게 선수를 치는 게 맞았다고 생각된다. 자진 등원을 하는 것도 방법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의총의 직접적 배경이 된 국회 정개특위·사개특위 연장 문제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일으킨, 잘못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의 위원장과 위원 수를 조정하는 원내대표 간의 합의문을 추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경 국회의장 중재로 만나 정개·사개특위 연장안을 잠정 합의했다. (☞관련 기사 : 여야, 정개·사개특위 연장 잠정 합의…한국당 의총이 고비)

나 원내대표는 합의 조건에 대해 "정개·사개특위를 8월 31일까지 연장하고, 특위 위원장은 의석 수 순위별로 하나를 저희 당이 갖는 것에 대해 동의함으로써 '원 포인트'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하고 "의원들이 흔쾌히 추인해 줬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이 사개특위 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며 "(1당인) 민주당에 우선권이 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 기류나 '여야 4당 연대' 측면에서 민주당이 선거개혁을 다루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양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실상 민주당은 정개특위위원장을(현재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 한국당은 사개특위원장(현재는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위원장)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의총이 이같이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이날 예정된 본회의는 정상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나 원내대표는 "원 포인트 합의문을 오후 1시에 (3당)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발표할 것"이라며 "(한국당도) 본회의에 참여한다. 그래서 오늘 본회의는 사실상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에 의한 본회의"라고 했다.

다만 예결특위 위원장 등 한국당 몫인 상임위·특위 위원장 선출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은 저희 당 위원장 부분은 아직 논의를 못했다.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나 원내대표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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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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