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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통합엔 유승민은 없고 전광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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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교안의 통합엔 유승민은 없고 전광훈은 있다? 유승민을 '유 아무개'로 지칭…黃의 통합은 小통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신년 들어 연일 보수통합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창준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전광훈 목사 등 강경 보수 세력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황 대표가 구상하는 '통합'의 밑그림이 무엇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황 대표는 2일 올해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라는 헌법 가치에 함께하는 분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며 "가급적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대통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정치인들에 대한 통합추진위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좋다"며 "(공개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황 대표의 이날 언급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한국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 대통합 차원의 일환으로, 한국당에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인사들의 탈당이 있었고, 무소속 출마 등으로 입당이 보류된 인사들도 상당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탈당 인사, 무소속 후보 등으로 선거에 출마한 인사, 입당이 보류 및 계류된 인사, 입당 관련 이의신청이 제기된 인사 등 다양한 사유로 입당이 불허된 인사에 대해 당헌당규에 의거, 재입당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1월 10일까지 재입당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며 "보수대통합 일환으로 추진되는 재입당 절차를 시작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 진영의 대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며 "이제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통합의 큰 문을 활짝 열고 통합의 열차를 출발시키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통합이 정의고, 분열은 불의"라고도 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이런 얘기를 할 때 '유 아무개'(유승민 의원을 지칭)를 거론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통합은 큰 통합"이라거나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보수당 등 보수진영 내 탄핵 찬성파와의 통합에 대해 그는 "자유 시민들에게 물으니 100명 중 30명은 '된다' 하고 30명은 '안 된다'고 하더라"고도 했다.

반면 공천관리위원장 인사와 관련해 "그 목사(전광훈 목사를 지칭)도 있고, 내 친구 K(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도 있다"고 하거나, 전 목사에 대해 "아주 아이디어가 많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아주 강한 분", "하나님법은 중한데 세상 법은 덜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분" 등으로 표현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2일)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문재인 정권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정권 규탄 집회를 해온 종교인에 대해 종교 집회를 빌미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종교인이나 종교 집회에 대한 사법적 제재는 신중해야 한다. 더구나 종교 집회와 관련한 구속 시도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종교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전 목사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황 대표가 전날 간담회에서 "크든 작든 통합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유승민계 등 개혁보수 세력은 제외하고 전광훈 목사 등 강경보수 세력과 기존 한국당만의 소(小)통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황 대표는 통합의 시점에 대해서는 "1월까지 하려는 과정 중"이라며 구체적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통합 완성 전에 얘기하면 상대방이 불편해 해서 말을 못 한다. 그 분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을 삼갔다.

황 대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어느 곳이 취약한지, 어느 곳에 가면 임팩트가 있을지 등을 검토해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어디든 당의 뜻을 따를 것"이라면서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종로 대전' 성사 여부와 관련해서는 "저는 특정인이 아니라 이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만 했다.

또 그는 "'비례한국당을 끌어달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국민과 당이 뭘 요구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이날 '비례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의 위성 정당의 창당준비위원회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도 전날 '통합'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현재 한국당이 통합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전날 새보수당 신년하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국회 안에서는 숫자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중도보수 세력이 어떻게든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저는 '보수재건 3원칙'을 일찌감치 여러 번 말했다. 3원칙에 한국당이 동참하겠다면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조건을 재언급했다.

유 의원은 특히 "제일 큰 보수정당으로서 지금까지 한국당이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를 재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연대 가능성에 대해 유 의원은 "아직까지 대화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새보수당이 국민 지지를 얻어나가면 기존 다른 보수세력들이 저희와 통합 또는 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총선 승부처는 중부권과 수도권"이라며 "새보수당은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충남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전략적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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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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