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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금강산, 천안함 변수 만나 끝내 파국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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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금강산, 천안함 변수 만나 끝내 파국 치닫나 北, 단계적 대응 뜻 보이지만… '어뢰 공격설' 확산되면 물거품
북한이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남측 정부 자산인 이산가족 면회소와 소방대를 동결하고 관리 인원을 추방한다고 8일 선언했다.

북측의 금강산 관광 주체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이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아울러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도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금강산 지구 내 부동산 조사를 실시하면서 경고했던 1단계 버튼을 누른 셈이다.

성명에서 대변인은 "(금강산관광 지역의 남측 부동산 조사에 관한) 남조선 당국의 태도까지 지켜보면서 (남측이) 관광재개는커녕 아무런 죄책감도 없고 북남관계개선의 의지도 전혀 없으며 오직 대결에 미쳐 있다는 것을 최종 확인 했다"며 "남조선 당국이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려 하고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더이상 괴뢰패당과 상종하면서 왈가왈부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은 이번 면회소·소방대 등의 동결 조치 다음으로 "현대증권, 이든상사, 평안섬유공업주식회사의 사업권을 박탈하고 그 관계자들의 금강산 출입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이 세 업체는 이번 부동산 조사에 입회하지 않았다.

이어 "남조선 당국에 의해 현대와의 관광 합의와 계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였으므로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것"이며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을 우롱, 모독하고 공동선언의 정신과 민족의 지향에 배치되게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가는 경우 개성공업지구사업도 전면 재검토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비난하면서 협상 '살라미'

북한은 이번 조치는 민간업체에 대한 부동산 동결을 뒤로 미루고 먼저 남측 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2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면회소, 소방대 등에 대한 동결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실질적인 타격을 주진 않는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액션'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응 역시 보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는 지난달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담화를 통해서는 '현대아산과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이날 성명에서는 '계약이 더 이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며 표현의 수위를 고른데서 알 수 있다.

결국 '정부 측 부동산 동결→민간업체 부동산 동결→새로운 사업자와의 계약→개성공단 사업 재검토' 식으로 수위가 올라가는 경고는 남측을 협상 테이블에 묶어 두겠다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카드를 쪼개 협상하는 방법)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천안함 변수 강력…전망 어두워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두고 이미 남북 양측이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남측이 강하게 주장하는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조건'을 북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낙관적 전망이 어렵다.

또 하나의 변수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다. 침몰 원인과 관련 북한 어뢰 공격설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대북 여론은 얼어붙어 있어 정부로서도 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고에 대한 북한의 무혐의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 이상 금강산 문제는 협상은 고사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성명에 대해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내 "북한의 일방적 조치는 사업자간 계약 및 당국간 합의 위반은 물론 국제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강산ㆍ개성 관광문제는 당국간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북한의 이번 조치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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