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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준표·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수도권 험지 차출'을 사실상 포기한 분위기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들이 각각 경남 양산을·창원성산 출마 의사를 밝혔다며 이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표현했다. 경남 양산을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고, 창원 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지역구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거목이 될 나무를 엉뚱한 데 뿌리박게 하면 거목으로 자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들 두 사람의 기존 '고향 출마' 입장을 비판하면서도 "일단은 두 분이 그런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고 하는 의사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은 거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한 분은 양산, 한 분은 창원성산 (출마) 의사를 피력했고 그 중 한 분은 직접적으로 제가 연락도 받았다"며 "(두 사람을) 어디로 배치하느냐 하는 것은 추후 공관위에서 엄정하고 밀도 있게 논의한 다음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김 전 지사도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앙당은 이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며 대립해 왔다.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은 이들이 '수도권 험지' 대신 'PK(부산경남) 험지'에 출마하겠다면 그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제일 중요한 곳은 수도권"이라면서도 "PK도 굉장히 중요하다. 빼앗긴 지역을 탈환해 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에 대해 "앞으로도 당을 이끌 장수로서의 언행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출마)하려 했던 지역구에서 떠나겠다는 의사가 나온 만큼, 그 동안 자기를 도와준 당원동지들과 친지들에 대해 고마움과 배려의 마음을 보이고 머물렀던 곳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직 대표급 인사들 가운데 중앙당 공관위와 마찰을 빚던 두 사람의 문제가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공관위는 이날부터 지역구 출마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하는 등 공천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공관위는 지난 5일까지 1차 공천 신청을 받았고, 오는 14~18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는다.

한국당이 추가로 공천 신청을 받는 것은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보수통합'을 위한 것이다. 전날 범보수진영의 통합신당준비위(통준위)는 김 위원장이 이끄는 한국당 공관위를 사실상 대통합신당(가)의 공관위로 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통합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새보수당이 "김 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의 개혁공천 열망·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수용한다"(전날,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통준위 내에서 보수단체를 대표하고 있는 일부 구성원이 이견을 표함에 따라, 통준위는 5인의 공동위원장단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거쳐 오는 13일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범보수 신당의 당명은 '대통합신당'으로 하는 안이 앞서 제안됐으나, 새보수당 측에서 '새로운한국당'이라는 당명을 11일 다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는 현 한국당 최고위를 유지하고 통준위 참여 제세력 몫을 일부 추가하자는 주장(한국당 입장)과 각당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대위 등 새 기구를 꾸리자는 주장(새보수당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