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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서울 이어 'PK 물갈이'…TK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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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서울 이어 'PK 물갈이'…TK만 남았다 정갑윤·유기준 불출마 선언…인적쇄신 탄력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보수 통합'을 완성시킨 데 이어, 당내 중진 의원들이 앞장서 불출마 선언을 하며 '물갈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특히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중진들로부터 불출마 선언이 이어진 것은 같은 영남권인 대구·경북(TK) 물갈이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하는 면이 있다.

한국당 정갑윤 의원(5선, 울산 중구)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이번 총선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망해가는 나라를 지키는 중차대한 선거이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당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책임과 희생을 했다"며 "불출마도 많은 성원과 사랑에 대해 마지막 선당후사로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도 들었고, 정치도 할 만큼 했다"며 홀가분하다는 심경을 밝힌 후 'TK 지역에서는 불출마 선언이 거의 없어 PK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질문을 받고 "TK, PK를 떠나 각자가 당에 대한 (생각으로)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민심의 향방을 아시니 알아서들 하실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TK 현역의원 가운데 불출마 선언을 한 이는 초선 의원인 정종섭(대구 동구갑)이 유일하고, 중진들 가운데서는 없었다. 울산·경남에서는 정 의원에 앞서 여상규(3선·경남 사천남해하동), 김성찬(재선·경남 창원진해)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부산의 유기준 의원(4선, 서구·동구) 역시 이날 "현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지역구 불출마 배경에 대해 "보수진영의 분열을 막아내지 못해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옳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야권 대통합으로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 이뤄야 한다. 신진 영입을 위한 세대 교체에 숨통을 틔우고 물꼬를 여는데 자신을 던지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불출마 회견 마지막 부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과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3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한 현실은 너무나 가슴 아프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석방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현 지역구 불출마라면, 수도권 험지 등 다른 지역구 출마는 가능한가'라는 취지의 질문이 기자들로부터 쏟아지자 "생각해보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지역 불출마가 워낙 많다. 현재 (당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 11명 중 6명이 불출마선언을 했는데, 선거를 치르기 어려울 정도"라며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들이 재고를 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김세연·김도읍 의원은 불출마를 재고해 달라"고 콕 집어 촉구했다.

유 의원의 말처럼, 한국당 부산 지역구 의원 가운데에는 이미 김무성(6선·영도), 김정훈(4선·남구갑), 김세연(3선·금정), 김도읍(재선·북강서을), 윤상직(초선·기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지역구 11명 가운데 오히려 다음 총선에 나서지 않는 의원이 과반수인 지경인 것. 유 의원이 이를 언급한 것은 같은 영남권인 TK 지역에 대한 간접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주말 서울 지역의 김성태(3선·강서을), 박인숙(재선·송파갑)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난 6일에는 이종구 의원(3선·강남갑)이 현 지역구 대신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에서도 앞서 한선교(4선·용인병), 김영우(3선·포천가평)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보수 야권의 양대 총선 전략인 '통합'과 '쇄신'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당·새보수당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 신당인 '미래통합당' 출범식을 갖는다. 서울 등 수도권 우세 지역과 텃밭인 영남권 가운데 PK 지역에서 잇달아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는 것은 인적 쇄신에 힘을 더하고 있다.

다만 TK에서는 아직 별다른 반향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18~19일 TK 지역 출마자 면접을 예정하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TK 현역 교체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언급하는 등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TK 중진들은 이런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TK는 '보수의 본산'이네, '보수의 심장'이네 이야기하고, 오랜 기간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내왔고, 장외투쟁에도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곳인데 상찬은 못해줄 망정 왜 실컷 지지하고 봉사하고 오히려 물갈이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 하는 불만이 많다"며 "지역 언론에는 'TK가 무슨 한국당 식민지냐'는 1면 톱(기사)까지 나오고, 사설에도 '우리 지역은 국회의장감·대통령감 하나 없이 자른단 말이냐' 이런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특별히 전국에서 왜 TK·PK가 더 교체돼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물갈이를) 하면 상당히 여론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지금만 해도 TK는 한국당 대구 현역의원 10명 중 7명이 초선이고, 경북도 초선이 66%다. 그것도 지난번에 TK를 중점적으로 물갈이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는 "TK·PK에서 물갈이를 많이 한 것이 전국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민주주의 원리에 맞게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 4년 전 '진박 공천'과 이름만 달리할 뿐, 몇몇 사람의 자의가 들어가는 공천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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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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