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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의 '험지 출마' 압박…이혜훈은 수용, 홍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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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의 '험지 출마' 압박…이혜훈은 수용, 홍준표는? '패트 찬성' 임재훈 컷오프…'돌출 언행' 김진태·차명진은 본선행
4.15 총선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인 미래통합당이 정치적 의미가 있는 지역·인물에 대한 결정을 놓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화약고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은 물론, 벌써 한 달째 끌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와 이언주 의원의 지역구 문제 등 부산·경남(PK)의 '관심 지역'도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홍 전 대표는 4일 SNS에서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공개 설전을 벌이며 논란을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고향을 떠나 양산을로 선거구를 옮길 때, 그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밀양으로 내려와 '고향 출마는 안 된다'고 강권한 탓도 있지만, 지난 1월 초부터 나 전 시장으로부터 1주일에 두세 차례 '양산을로 오면 선거를 책임지겠다'고 출마 요청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그런데) 양산을 추가공모가 당 홈페이지에 떠 알아보니 공관위에서 나 전 시장에게 연락해 '추가 공모에 응하라'고 설득한다는 것이었다"며 "김형오 위원장이 제게 전화를 해서 '나동연을 추가공모에 응하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저를 컷오프시킨다'고 하면서 나 전 시장과 경선하라고 하기에, 저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나 전 시장은 "덕담 삼아 말씀드린 것"이라며 "제가 (홍 전 대표를) 양산으로 오도록 했다고 한 것은 말이 조금 심하다"고 반박했고, 홍 전 대표가 재차 "덕담이라는 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하는 말이다. 아주 모욕적인 말"이라고 맞받으며 설전은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홍 전 대표 관련 논란은 어느새 한 달을 훌쩍 넘기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는 여전히 홍 전 대표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 전 대표는 '고향인 밀양에서 양산으로 옮겼는데, 두 번 컷오프를 당하면 무소속 출마나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언급했듯이, 공관위가 경남 양산을에 후보자 추가 공모를 낸 것은 그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이고, 이 지역구 현역인 강석진 의원도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공관위는 김 전 지사가 경남 험지인 창원성산에 나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주 전략공천설'로 논란이 됐던 부산 중구·영도 선거구 역시 양산을과 마찬가지로 최근 추가 공모 대상 지역으로 공고됐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추가 공모에 응한 다른 인사와 전략 경선을 벌일 가능성, 나아가 '컷오프'될 가능성까지 가론된다.

공관위의 '험지 출마' 압박은 PK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가해지고 있다. 앞서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한 이혜훈 의원은 앞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후 서울 강북 험지로 방향을 틀어 동대문을 지역에 추가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을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19·20대에서 연달아 당선된 곳이다.

통합당 공관위는 전날부터 이날에 걸쳐 서울 관악갑, 경기 성남수정, 강원 원주갑, 충남 천안을 지역구에 추가 공모를 냈다. 특히 강원 원주갑은 통합당 현역인 김기선 의원의 지역구여서, 김 의원에 대한 컷오프설이 돌고 있다. 충남 천안을에는 '공관병 갑질' 논란 당사자인 박찬주 전 육군2작전사령관이 공천을 신청해 놓고 있어, 역시 박 전 사령관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경기 안양동안갑, 부천소사 2곳도 추가 공모가 나긴 했으나 이 두 지역은 이날 공천심사 결과 발표 대상에 포함돼 실제로 추가 공모가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소사는 추가 공모 공고가 나면서 이곳에 출마 의사를 밝힌 차명진 전 의원이 컷오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공관위는 이 지역구를 경선 지역으로 발표하고 차 전 의원과 최환식 전 부천시장 후보 양자 간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비례대표 2명 추가 공천배제…김형오 "TK, 주말까지 끝내겠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갑에 송한섭 전 검사를, 경기 안양동안갑에 임호영 전 부장판사를 공천한다고 밝혔다. 두 지역구에 각각 공천 신청을 냈던 비례대표 김승희, 임재훈 의원은 탈락했다.

공괸위는 그 외에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김진태(강원 춘천), 이은권(대전 중구) 의원을 현 지역구에 단수 공천하고, 바른미래당에서 이적한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을 충북 청주청원 후보로 확정했다. 박종진 전 채널A 방송사 앵커는 인천 서구을에, 김은혜 전 문화방송(MBC) 앵커는 경기 성남분당갑에 공천됐다.

바른미래당 출신 인사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임재훈 의원은 컷오프됐지만, 김수민 의원은 단수 추천을 받았고, 신용현 의원은 대전 유성을에서 김소연 전 시의원, 육동일 전 충남대 교수와 3자 경선을 치르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근인 장환진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와 서울 동작갑에서 맞붙게 됐다.

손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악법 통과에 앞장섰던 인사들은 공천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며 이 의원과 임재훈 의원의 컷오프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발표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했다. 김 위원장은 '안양동안갑에서 임 의원이 배제된 것이 패스트트랙에 대한 입장 때문이냐'는 질문에 "상상에 맡기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TK 지역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는 언제 발표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최선을 다해서 이번 주말까지는 다 끝내자고 작심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하겠다. 이번 주를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공관위원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더 얘기를 안 하는 것이 맞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진갑 통합당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데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지 못했고, 뉴스만 봐서 일체 협의할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혹시라도 야당 유력 주자에 대해 탄압을 한다는 인상은 주지 않기 바란다"고 선관위 결정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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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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