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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후보자 공천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의 정면충돌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김 전 대표가 태영호 전 북한 주영국대사관 공사 등에 대한 공천에 제동을 걸면서다.

김 전 대표는 김형오 공관위가 태 전 공사를 서울 강남갑에 공천한 데 대해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라며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 전 대표는 통합당 공천의 문제로 "적절하지 못한 사람을 꽂아놓은 게 문제"라며 "가까운 사람은 공천하면 안 되는 게 (공천관리)위원장의 원칙인데 다 깨져버렸다"고 김형오 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이에 김형오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대표의 주장이) 납득이 안 된다"며 "고심 끝에 내린 태 전 공사의 강남갑 공천은 우리의 하이라이트 공천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태 전 공사 공천이) 국가적 망신인지 여러분들이 판단하시라"며 "특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공관위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태 전 공사를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오신 분"이라며 "대한민국에서 그 자유를 호흡하면서 자유를 주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고 감싸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다.

공천을 책임진 김 위원장과 본선을 책임질 김 전 대표 사이의 '바통 터치'가 이처럼 격한 파열음을 내면서 황교안 대표도 입장도 난처해졌다. 김 전 대표는 사천 논란이 있는 지역구들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통합당 합류 요청을 최종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관위는 황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통해 재의를 요구한 6곳 가운데 2곳에 대해서만 수용 입장을 밝혔다.

공관위는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던 인천 연수을 지역을 민경욱 의원과 민현주 전 의원의 경선 지역으로, 곽대훈 의원을 '컷오프'하고 이두아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던 대구 달서갑에선 이두아 전 의원과 홍석준 후보 간의 경선 지역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우선추천된 서울 강남을, 김원성 통합당 최고위원이 단수추천된 부산 북·강서을,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전략공천된 부산진구갑, 서일준 전 거제시 부시장이 단수추천된 경남 거제 지역구에 기존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강남을과 대구 달서갑 등은 김 위원장의 사천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김 위원장은 6곳 중 2곳만 재의 요청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규정대로 했다. 최고위원회는 재의 요구권이 있고,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사천 논란에 대해선 "'사천이라고 보스가 찍는 게 사천"이라며 황 대표에 대한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이밖에 홍준표 전 대표가 탈당 뒤 무소속으로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선 "대꾸할 가치가 없다"면서 "악연도 없고 감정도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