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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제로' 통합당, 한국당에 대놓고 "자회사" 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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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염치 제로' 통합당, 한국당에 대놓고 "자회사" 운운 공병호 "1명 정도 놓친 부분 있다", 통합당 "전체적으로 재조정해야"
'위성 정당의 궤도 이탈'이라는 말을 낳았던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확산이냐 봉합이냐 갈림길에 섰다.

비례대표 공천 명단 수정은 불가하다던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수정 요청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봉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수정의 폭을 두고는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를 연기했다.

공 위원장은 1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 최고위가 안(案)을 여러 가지 올리면, 제가 모든 것을 부정하는 사람이 아니고 아주 유연한 편이니까 부적격 사유가 확실한 분들은 최고위 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통합당에서 보내신 (영입) 인재들이 다 각 분야에 능력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다른 정당도 보면 공관위에서 한 안에 만족을 못 해서 최고위에 상정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수용되고 일부는 거절되는 경우들이 일상적인 것"이라며 비례대표 명단 수정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 위원장은 전날까지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결과를 부정하고 싶다면 나를 자르고 다시 공관위를 만들어야 한다", "(통합당·한국당 지도부의) 가장 큰 실수는 공병호를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한 것"이라고 했었다.

공 위원장은 다만 통합당이나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명단 가운데 5명 안팎을 고치기 원한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5명은 좀 많기는 한데…"라며 난색을 표하고는 "어쨌든 1명이든 2명이든 3명이든 5명이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재차 "5명은 좀 어렵겠다"며 수정 가능 범위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 숫자는 제시할 수 없다. 오전에 최고위가 열려서, 최고위에서 공관위에 몇 명을 넘기는 것을 봐야 그 다음에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만 했다.

그는 "1명 정도는 확실하게 '이게 우리가 놓친 부분이구나'(라고 생각한 후보가 있다)"라면서 "지역, 언론에서 구체적으로 자기 분야를 뛰어온 사람들이 그렇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으면 그런 부분은 인지한 상태다. 빠져야 될 부분은 내가 인지한 상태"라고 했다.

또한 수정 사유로 '부적격 사유'를 든 데 대해서도 "부적격 사유라는 것은 거의 범법에 준하는 것이 발견될 때 제명이 되는 것"이라고 그는 못박았다. 그는 "(전면 재심의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힘들다"며 "재심의는 원천적으로 비민주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할 수 없다. 우리가 이게 무슨 동아리 모임도 아니고, 처음에 제가 한선교 대표에게 설득당한 것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요구 때문이었다"고 했다.

즉 공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전체 재심의는 불가하고 △부분적 수정은 가능하지만 △1명 정도 '놓친 부분'이 있었던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 자리에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등 통합당이 공천을 요구하고 있는 인사를 안정권에 올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통합당은 물론, 한국당 지도부와도 방향이 다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공천안 재의 요구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최고위는 회의 직전 돌연 연기됐다. 최고위가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하는 수준으로는 사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공병호 위원장 해임이나 공관위 해산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의 '본가', '모(母)기업'인 통합당에서는 압박이 쏟아졌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내용의 올바름 여부를 떠나서 통합당과 한국당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자매정당 관계"라며 "회사 만들어주고 사람까지 내줬는데, 자회사가 투자 결정을 하면서 모회사 의견은 하나도 안 듣고 하겠다고 하면 그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한국당 측을 직격했다. 그는 "원래 '모(母)정당'에서 문제제기가 되면 충분히 협의하고 조정하면 되는 것인데, 그것을 못 하겠다고 하면 파열음만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윤주경 전 관장이 후순위를 받은 데 대해 "윤봉길 의사 손녀로서 저희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영입한 인재인데 사실상 당선권 바깥에 배치를 했다는 것은 통합당 자체를 무시하는 공천"이라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게 처리해야 된다. 공관위원장에게 권한을 줬다고 해서, 그 자율성이라는 게 공당의 원칙을 넘어서는 게 아니다"라고 공 위원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염동열 의원도 CBS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당은 통합당과 한 몸이고, 등과 배"라며 "등과 배의 한 몸인 통합당에서 인재를 영입(하면서 고려)한 가치와 정체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그러한 연장성과 지속성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독립적인 지위에서 평가를 했다"고 한국당 공관위를 비판했다. '너무 독립적'이라는 말이 비판으로 쓰인 점이 눈길을 끈다.

염 의원은 "통합당의 뜻을 따르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당의 전신은, 모정당은 우리 통합당 아니겠느냐"며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원칙이 우리 통합당과 한국당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1명이다, 5명이다라고 요구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재조정하고 재논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재심의를 요구했다.

염 의원은 다만 "다 다시 하라는 건 아니다. 다시 들여다보고 결격 사유가 있는 분들, 또 순번에 문제가 있는 분들, 실질적으로 경쟁력에 있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면 여러 논의 끝에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달라는 것"이라며 "어떤 특정인을 어떻게 하라, 어떻게 넣어라, 순번을 바꿔라 하는 것은 저희들이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한국당의 '독립적' 심사를 어느 정도는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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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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