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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학교 비정규직 대책, MB 때보다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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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학교 비정규직 대책, MB 때보다 후퇴? 무기계약직 12만 명 중 11만 명은 MB 시절 전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1년 이상 일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지만, 이 대책을 새로 적용받는 대상은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36만여 명(외주 용역 포함 시 40만여 명 추정) 가운데 1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이번 비정규직 대책은 이명박 정부가 2011년 내놓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 고용 개선 대책'보다 후퇴한 측면이 있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고용노동부)는 공공 기관의 상시 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근로 기간에 상관없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고 권고했던 반면, 박근혜 정부(교육부)는 '근로 기간 1년 이상'라는 단서를 단 탓이다. (관련 기사 : 박근혜표 학교 비정규직 대책, 효과 있을까?)

학교 무기계약직, 기간제법대로 이명박 정부 때 이미 전환

교육부가 지난 6월 작성한 '학교 회계직원 직종별 현황(올해 4월 1일 기준)'을 보면, 전체 학교 회계직(비정규직) 노동자 14만486명 가운데, 기간제법에 따라 일한 지 2년이 넘어서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는 60.7%인 8만5356명이다.

이들 무기계약직 노동자 대부분은 현행 기간제법에 따라 이명박 정부 시절 전환됐다. 지난해 10월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2013년에는 8만8654명, 2014년에는 2만4258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키로 발표한 데 따른 결과다.

박근혜 정부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키로 한 2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는 3만4478명이다. 여기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2014년까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선정된 2만4258명을 빼면,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전환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 노동자 수는 1만여 명 규모로 줄어든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기간제 노동자 3만4478명은 전체 학교 회계직 노동자의 24.5%에 불과하다. 나머지 2만652명(14.7%)은 '시간제(단시간 근무) 노동자'이거나 상시 지속적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기간제법에 따라 일한 지 2년 이상이 지나면 차례차례 전환해서 법을 지키는 수준이었다면, (새 정부에서는) 기존의 2년이라는 법적 기준을 1년 앞당겼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비정규직 대책으로 12만여 명이 무기계약직 전환의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12만 명 가운데 11만 명은 이미 근무 기간 2년을 채우고 이명박 정부 시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거나, 전환되기로 예정됐던 셈이다.

배동산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올해 1년차인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이는 교육부가 고용노동부 대책을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 대책을 보면, 공공부문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시간제 노동자는 무기계약 대상 제외?"

교육부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키로 한 대상이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는 교무 보조, 조리사, 행정직 등 '학교 회계직원' 14만여 명만을 학교 비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기간제 교사나 강사 직종 등을 포함하면 학교 비정규직 규모는 최소 3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가 집계한 강사(16만2196명)와 기간제 교사(4만 1228명) 수만 해도 20만여 명에 달한다.

기간제 교사 등을 포함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36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무기계약직 노동자인 8만5000여 명의 비중은 23%에 불과하고, 나머지 77%에 달하는 28만여 명은 기간제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

간접 고용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는 더 커진다. 배동산 정책기획국장은 "학교 경비직 같은 외주 용역을 포함하면 전체 학교 비정규직 규모는 4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의 무분별한 정책으로 학교 비정규직은 해마다 평균 15%씩 급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배 국장은 "현 정부가 (학교 회계직 중에서도 시간제 노동자 등)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대상인 2만여 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 대책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약 1만 명의 해고 대란에 대해 근본적인 고용 안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초단시간 계약직 등)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대상에 대한 대책은 고민 중이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간제 교사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교육 과정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무리가 있다"며 "기간제 교사가 무기계약직이 돼버리면 임용 시험 제도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2011년 비정규직 대책 발표 당시 상시 지속적 업무에서는 근로 기간과 관계 없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이었냐는 질문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한 전화 통화에서 "그렇다"면서도 "다만 실제로는 공공 기관별로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서 경우에 따라 1년 만에 전환되기도 했고, 2년 뒤 전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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