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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호 조평통 국장 발언, 6.15정신 위태롭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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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경호 조평통 국장 발언, 6.15정신 위태롭게 해" 평화운동가·성직자 등 10인, 공개서한으로 취소 요구
평화재단의 법륜 스님,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지하 시인 등 10명의 인사들은 15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6.15가 날아가고 전쟁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는 안경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해 "상호존중의 자세,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훼손함으로써 6.15선언의 정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들은 안경호 서기국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문제된 발언을 취소·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을 약속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서한에는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목사), 김홍진 한국희망재단 상임이사(신부), 박종화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목사), 수경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스님), 윤여준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이종대 전 대우자동차 회장, 정성헌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 상임이사도 서명한 것으로 안 서기국장과 북한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안 서기국장은 14일 광주에서 개막한 6.15민족통일대축전에 북측 민간대표 자격으로 참석중이다. 공개서한 서명자들은 "안 선생의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광주 대축전에 초대받지 못해 직접 만날 수 없고, 남녘의 많은 동포들의 견해라고 생각했다"고 공개서한을 보내게 된 배경을 정중하게 설명했다.
  
  이들은 "상호 존중의 자세, 내정 불간섭의 원칙이 전제되지 않고서 지난 60여 년 다른 사상과 체제 속에서 살아 온 남북이 교류협력, 화해공존,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겠냐"며 6.15선언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한국사회 일각에서 북측의 이른바 체제변혁을 주장해 왔지만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그같은 논의가 비현실적이고 한국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남측 정부나 여야 정치권이 귀측(북한)의 당이나 군과 같은 특수집단의 존재를 비방하거나 무시하는 내정간섭과 분열조장의 발언을 공표했다면 귀측의 반응은 어떠했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이들인 이어 "오늘의 남북관계는 살얼음판 걷듯,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만지듯 상대를 자신보다 더 배려하면서 진행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며 "북측은 남측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6.15정신을 존중하여 교류협력∙평화공존의 길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고 협의를 강화할 방침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6.15 행사에서 어떤 메시지 보낼까 주목
  
  안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15민족통일대축전 상임대회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지난 13일 그의 발언에 대해 "북측에서 남한 내부 문제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었다.
  
  백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이 5.31 지방선거를 6.15공동선언에 대한 찬반투표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안 서기국장이 6.15 대축전 참가를 위해 내려오면 그 점을 다시 얘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우리 내부 문제에 대해 북측에서 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또 그들이 바라는 효과도 낼 수 없다"며 "오히려 역효과만 내기 십상이라는 걸 설득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백 교수가 이번 대회에서 만난 안 서기국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서기국장은 지난 10일 평양 중앙로동자회관에서 진행된 '반일 6.10만세 시위투쟁 80돌기념 평양시 보고회'에서 기념보고를 통해 "한나라당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으면 6.15가 날아나고 평양 서울로 가는 길,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게 될 것이며 개성공업지구 건설도 전면 중단되고 남녘땅은 물론 온 나라가 미국이 불지른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안 서기국장의 남한 방문을 불허해야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통일부도 북측이 대내 행사에서 내놓은 주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유감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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