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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노-시민단체' 국민연금 공동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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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노-시민단체' 국민연금 공동전선 유시민, "즉흥적 정략의 산물" 맹비난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연금 관련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계류 중인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날 본회의에 별도의 수정 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기 때문.

열린우리당은 물론이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국회 기자실의 마이크를 잡고 "국가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정략의 산물"이라고 비난했지만,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수정안에 찬성했고 국민연금 가입자 단체 등 시민단체들도 한나라당의 수정안에 지지성명을 냈다.

한나라당 수정안, '수급자 늘리고, 연금액수 높이고'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수정동의안은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의 범위와 연금 액수를 늘리는 데 초점이 있다.

이 수정안은 △65세 이상 전체 노령인구의 80%에게 평균소득 5%에서 시작해 오는 2018년까지 10%(현재기준 약18만 원)를 기초연금으로 지급하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를 유지하되 급여수준을 40%로 낮추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국민연금을 내지 않아 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는 64세 이상 노인의 이른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초 연금을 점차 늘려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 본회의에 계류 중인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은 △현행 9%인 보험료율을 해마다 0.39%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려 2018년까지 12.9%까지 인상하고 △현행 평균 소득액의 60%인 연금급여수준을 2008년부터 50%로 낮추는 내용이다.

민노당-가입자단체 "사각지대 해소에 획기적 전기"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수정동의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 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직후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국민연금 가입자단체가 긴급 제안한 내용을 원안 그대로 수용했다는 평가다.

민주노동당은 2일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연금개혁안의 기본 골격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존 가입자의 법정 명목급여율이 일부 줄어드는 한계는 있으나 실질급여율이 보전되고, 보험료율이 인상되지 않으며, 기초연금이 10%로 확대되고, 장애연금이 도입되는 등 획기적인 개혁"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가입자단체들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의 수정안에 대한 찬성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연금 개혁과 관련한 가입자 단체들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 데 환영한다"며 "이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연금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사각지대 해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지난 30일 법사위를 통과한 법률안보다 한결 진일보한 연금제도가 도입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열린우리당은 그간 사각지대 해소라는 연금개혁의 긴급한 필요는 외면한 채 보험 수리적 관점에 입각한 재정안정화에 우선순위가 있는 것으로 호도해 왔다"며 "유 장관과 열린우리당은 개악시도를 중단하고 가입자 단체와 두 당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정부, "포퓰리즘 수정안" 비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내기로 한 수정안에 대해 "재정 마련 방안 없이 대국민 선전용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성토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국회 브리핑실을 직접 찾아와 "수정안대로라면 정부 재정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키게 돼 우리나라 전체 재정구조를 개편하지 않는 한 시행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이를 수용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가 함께 제안하는 수정안은 겉보기에는 바람직한 듯 하지만 그 제안의 내용은 매우 책임성이 부족하다"며 "이러한 대안을 내놓으려면 재원대책을 마련할 새로운 세목 등을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편으로는 감세를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재원 대책 없는 무대책 법안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 선거가 가깝다고 선심 쓰듯 무책임한 법안을 남발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정책위의장도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 당 의장도 "국회연금법이나 기초노령연금법은 엄청난 예산 수정을 수반한다"며 "예산부수법안은 국회에 사전 필요 절차가 규정되어 있으며 재원 대책 등 예산안도 붙이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갖추지 않은 수정안은 성립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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