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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시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원직복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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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시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원직복직 합의 "원청이 문제해결의 열쇠…다른 용역도급 사례의 모범"
울산과학대(학장 이수동) 동부캠퍼스에서 청소 일을 하다 노조 결성 후 학교 측의 도급 업체 변경 과정에서 해고된 울산과학대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 80여 일간의 싸움 끝에 오는 6월 1일부로 복직하게 됐다. 해고 이후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이들은 지난 3월 7일 학교 본관 농성장에서 알몸으로 끌려나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었다.(☞ 관련기사 보기 : "정몽준 의원님, 이래도 되나요?")

특히 이번 합의가 이뤄지는데 원청인 울산과학대가 "우리는 법적 책임이 없다"던 기존의 입장을 바꿔 이들의 고용보장을 담보함으로써 사태 해결의 큰 역할을 했다. 9일 밤 극적인 합의를 이룬 이번 사례는 용역 도급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에 있어 원청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도급업체 변경시에도 울산과학대가 고용승계 담보" 확인
▲ 지난 3월 7일 '원직복직'을 요구하다 알몸으로 농성장에서 끌려 나온 울산과학대(학장 이수동)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 오는 6월 1일부로 복직하게 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지난 2월 23일 울산과학대의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 소속된 울산지역연대노조(위원장 김덕상)와 울산과학대, 그리고 기존의 용역업체였던 주식회사 한영(대표이사 한영수)은 9일 "김순자 씨 등 해고된 조합원 8명을 오는 6월 1일자로 고용한다"는 데 최종 합의했다.

해고 후 3개월,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3자가 마주 앉은지 20여 일 만이다. 학교측은 한영과 해지했던 청소용역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한영이 이들을 고용하는 형태로 해법을 찾은 것이다.

학교 측은 3자 대표가 사인한 합의서에서 "울산과학대는 한영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타 업체와 계약할 때, 동부캠퍼스 내에서 근무하는 울산연대노조 조합원이 타 업체에 고용승계를 원할 경우 이를 담보한다"는 내용까지 보장했다.

이는 향후 똑같은 방식으로 노조 조합원들이 해고되는 사태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 밖에도 3자는 △울산과학대와 한영은 현재 공사 중인 체육관의 완공시 김순자 씨 등 8명을 우선 배치하며, 근무 장소의 변경을 요구하면 이를 노사 당사자 및 울산과학대의 3자가 합의해 결정한다 △이 사태로 인한 상대방 및 제3의 관련자에 대한 민형사상 소는 합의 즉시 취하하고 이후에도 본 건과 관련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등 내용을 합의서에 담았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광주광역시 갈등, 역시 원청이 나서야 한다"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사례는 비슷한 시기에 광주광역시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알몸시위'가 잇따라 벌어지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용역 도급 노동자들에게 종종 벌어지는 '노조 설립 → 도급업체 변경 → 계약해지'로 이어지는 노조탄압 방식의 전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보기 : "아…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요?")

최근 법원이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면서 간접고용 노동자 문제 개선의 여지를 열 수 있는 기대를 불러왔지만(☞ 관련기사 보기 : 법원 "원청도 사용자"…간접고용 노동자, 시름 덜까?) 아직도 개별 사업장에서는 직접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닌 원청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양태였다.

하지만 대부분 용역도급 업체의 노무관리 및 인사에 원청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용역도급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었다. (☞ 관련기사 보기 : "잇딴 여성노동자들 알몸시위, 두고만 볼건가")

이 가운데 원청까지 포함된 3자가 용역 노동자의 복직 문제에 합의를 이룬 울산과학대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동익 정책국장은 "원청이 고용 문제를 담보하겠다고 확인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라며 "그간 도급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렸던 용역 도급 노동자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비슷한 시기에 문제가 불거져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청소 용역 노동자들의 문제도 울산과학대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0~50대 여성 노동자들의 '알몸시위'로 세상에 충격을 줬던 울산과학대의 갈등이 노조와 용역업체, 학교라는 3자의 적극적 노력으로 해법을 마련함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계약해지 사태에 본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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