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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억하는 일=5.04㎡ 독방
[손문상의 리사이클링 아트] 인권운동가 박래군
5.04제곱미터의 박래군 그의 옥중편지를 꼼꼼히 읽는다. 인권운동가의 5.04제곱미터 독방에선 풀벌레가 그의 인권과 교감하는 살아있는 유일한 존재다. 500일 만에 '세월호를 잊지 말자 호소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일'은 이제 조롱받는 것을 넘어 인신 구속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행위가 되었다. "영혼을 파는 사람은 되지 말자"라는 자의식에 가까운 상식
'강남스타일 말춤'에 짓밟힌 것들은…
[손문상의 리사이클링 아트] 테이크아웃 드로잉
옥상에 버려진 나무토막에 먼지를 닦았다. 썩어가기 직전이다. 속살을 살려 놓으면 그런대로 멋질 것이다. 아래층으로 나와 건물 외벽을 다시 살펴본다. 낡은 타일을 벗겨 내 낡음 이전의 속살을 드러낸 벽이다. 장소와 '기억의 소멸'을 지키는 키워드는 낡음을 온전히 더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덧씌워 만든 새로움이 진실일 수 없다는 철학의 결과물이다. 삶 속에 문
세월호 500일, 악몽보다 끔찍한 현실!
[손문상의 리사이클링 아트] 팽목항
4.16. 진도 병풍도 앞바다. 겨우 숨이 들고 나는 콧구멍 같은 뱃머리가 가라앉고도 아홉의 육신은 아직 뭍에 나오질 못했다. 헬기가 뜨고 내리던 팽목항 마른갯벌 한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노란 부표들이 세월호와 물 속 남은 이들의 표식이 되었다. 슬픈 꿈을 꾼다. 세월호 1년, 그 바다에 위령제를 다녀온 후 같은 꿈을 반복해 꾼다. 내 배는 하염없이
할매 굽은 등 짓누르는 것은 바로…
[손문상의 리사이클링 아트]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
송전철탑 129에서 127사이 비 오는 임도(林道)를 걷는다. 빠지직. 감전된 마른 빗방울이 등에 떨어졌다. 놀란 거북이처럼 머리를 어깨 사이로 구겨 넣는다. 피부를 타고 들어가 피를 말리는 느낌이다. 비구름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는 괴기한 송전탑 철 구조물보다 전류의 거대한 소음이 더 견디기 힘든 공포로 다가온다. 생명은 아니되 마치 혼이 있는 듯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