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실종 사건이 벌어진지 열흘이 지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이 또다시 단서와 관련된 말을 바꿔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CEO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햐는 항공기운항정보교신시스템(ACARS)의 작동 중단 시점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까지만 해도 말레이시아 당국은 ACARS가 MH370편의 마지막 교신 시각인 오전 1시 19분 이전에 꺼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누군가가 "정상이다"라는 마지막 교신 전 고의로 ACARS 작동을 멈췄다면 항공기가 납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특히 조종사에 의한 납치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확인 결과 ACARS는 30분마다 신호를 보내는데, 마지막 교신 전인 오전 1시 7분 마지막 신호를 보내고 1시 37분에 다음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ACARS가 꺼진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교신(오전 1시 19분) 이후에 꺼졌을 수도 있다. 비행기 위치, 고도 등을 전송하는 또 다른 장치인 트랜스폰더(TRANSPONDER)는 1시 21분 꺼졌다. ACARS도 1시 21분에 꺼졌을 수도 있다. 납치보다 사고 가능성이 다시 높아진 것이다.
이로써 MH370편이 교신 중단 이후 7시간가량 더 비행했다는 것은 '엔진 신호음' 한 가지다. 또한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 기구'(CTBTO)가 MH370편 실종 사건과 관련해 공중에서 폭발하거나 땅이나 바다에 추락한 흔적을 아직 발견하지 못 했다"고 밝힌 점이 실종 항공기의 생존 가능성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CTBTO는 핵실험을 감시하기 위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실제 항공기의 추락 사고를 감지한 사례도 있다.
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둔 말레이시아 당국은 MH370편의 비행 가능 범위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으로 확대해 수색을 요청했지만, 이들 국가는 "사건 당일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확인 비행기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MH370편이 영공 감시가 삼엄한 내륙 항로에 진입했다면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다시 말라카 해협 이남의 인도양 지역이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인도양 수색에 적극 나서기로 했고, '남의 일'이 아닌 중국도 인공위성을 확대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은 군함을 통한 해상 수색이 너무 광범위해 힘들다며 항공기 수색으로 전환했으며, 우리 군도 해군 P-3C 해상초계기와 공군 C-130 수송기를 파견해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양 섬들의 버려진 비행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윤식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CBS라디오 에 출연해 "동남아시아에는 2차대전 당시에 만들어 놓은 폐허가 된 텅빈 비행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며 "착륙하자마자 은폐를 했다면 인공위성에 잡히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뉴욕공용라디오방송국(WNYC)는 "서쪽 몰디브에서 동쪽 미크로네시아까지, 말레이시아 주변에 1.5킬로미터가 넘는 활주로만 634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실종된 기종은 B-777은 연료 없이 가벼운 상태에서는 1.06킬로미터의 활주로에도 착륙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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