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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들 한국 생활하며 반한 감정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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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들 한국 생활하며 반한 감정 생겼다 [차이나 프리즘] 미래 한중 교량의 리더, 재한 중국 유학생을 다시 보자
중국 최초의 유학생은 미국으로 간 융윙(容宏, YungWing)이었다. 그와 당시 서구의 뛰어난 군사 및 과학기술에 놀란 청나라 정부의 위정자들은 서구 교육제도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여 중국의 부강을 도모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들 미국으로 유학한 어린아동들(留美幼童)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웠는데, 초기의 약속과 달리 미국의 군관학교가 정보유출 등을 우려하여 입학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청 정부는 유럽으로 관비유학생을 보냈지만 점차 지역을 확대해 자비유학생이 증가했다. 미국을 포함해 비용과 거리 측면에서 덜 부담스런 일본이 선호되었다. 초기 어린 유학생들은 서구의 문화에 압도되면서 귀국을 꺼리기도 했지만 이를 시초로 서구 학문과 문화의 수용은 이들을 통해 점차 중국 내로 소개되었다.

또한 유학생들은 단순히 문화와 기술의 전파자로서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고 근현대 중국을 이끌었던 정치활동의 중심에 있었다. 청조를 멸망하게 한 1911년의 신해혁명을 주도한 혁명파도 유학생들이 일본의 도쿄에서 활동하면서 조직화했던 것이다. 나아가 동아시아 삼국의 연대도 이들 유학생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하기도 했다.

한편 1920년대 외국 유학생 출신들은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교수나 연구자로 대거 충원되거나 정부의 요직을 맡게 되면서 근대중국 형성의 주역이 될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유학생 파견과 이들의 역할은 개인의 성공과 성취 못지않게 민족주의적 성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급격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고급인재의 양성이 요구됐다. 하지만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실정이라 유학생의 송출은 늘어갔다. 마치 청나라 말의 모습과도 유사했다.

OECD가 2011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문대학교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에 등록된 세계 전체 유학생 수는 1975년 80만 명에서 2009년 37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두 배가 넘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 유학생 수의 대부분은 중국 유학생들이 차지한다. 이는 중국에서도 고급인재의 확충을 위해 1990년대 이래 대학교육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갔지만 충원할 대학이 부족하자 외국으로 진학하려는 유학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용 면에서 부담이 적고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대학교육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중국학생들에게 유학지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이제 웬만한 대학 내에서 중국학생 집단을 목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13년 현재 전국의 중국인 유학생 수는 5만 343명으로 전체 유학생 수 8만 5923명의 59%를 차지한다.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중국유학생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는 전체 한국 대학생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한 이유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 내의 상황도 있지만 교육시장의 세계화 현상도 관련이 있다. 각 국의 교육산업정책은 산업 측면에서 유학생의 유치를 증가시켜 왔다. 즉 유학생들은 체류를 하면서 관광과 관련 소비계층으로 기능하기도 하므로 교육과 소비라는 부분에서 중시된 것이다. 이외 중요한 요인으로 세계 각국에서 소프트파워의 증대를 위해, 즉 자국의 '매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공공외교의 측면에서 유학생의 유치와 관리를 바라보기 시작한 것을 들 수 있다.

한국정부 역시 2004년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로 2010년까지 5만 명의 유학생유치를 목표로 했고 2010년에는 '글로벌 교육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2012년까지 10만 명의 유학생 유치 목표를 제시하는 등 일련의 유학생 유치 정책을 취해 왔다.(1) 물론 수적 증가는 상당히 목표치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매력'을 느끼고 이를 귀국 후 전달하는데 유학생들은 기꺼워할 것인가.

이에 대한 중국학생들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각종 조사와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국인 유학생들은 차별과 편견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의 반한(反韓)감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2010년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의 40%가 반한감정을 지니고 있고 이것은 한국 유학을 하면서 생겨났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이들은 비교적 한국어에 능숙하여 인터넷상에서 언론보도나 네티즌의 악성댓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한중 네티즌간의 충돌 발생의 자료를 제공하는데(2) 혐한감정을 생산하는 작용까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귀국 후 한국의 ‘매력’을 전파하고 한중간의 교량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재한 유학생들의 실태는 1992년 수교 이래 한중간의 경제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의 긴밀한 상호접촉이 질적으로는 한계를 지녔음을 보여주는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의 유학생 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한 채 상업적으로 양적인 팽창만 추구해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정부의 유학생 정책이 보다 현실화되고 적절해야 하지만 자주 중국 유학생을 접하고 있는 사회 곳곳에서 한국의 '매력'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혐한과 반한 감정을 노출하는 중국학생들에 대해 바로 대응하기 보다는 이들이 왜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재한 중국유학생들은 사회주의보다는 민족주의, 애국주의의 이념에 더 강한 영향을 받은 지우링허우(90后)세대이다. 이들은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성장한 세대로서 개인주의적이고 소비적이면서 비교적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지녔지만 다른 한편으로 외동이로 자라 나약하고 이기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부국강병의 강한국가 건설이라는 애국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수용하고 있었기에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고 유학생간의 결속력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또한 중국유학생들은 중산층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래의 직업을 위해 한국에 유학한 실제적 목적을 지니고 있어 한국 교육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애국주의와 배치되고 교육상황에 대한 불만족이 높을 경우 반한감정이 표출될 잠재력이 상당히 강한 특징을 지닌 세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유학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경우는 그들이 잠재적 불법체류자로 취급받거나 한국인들이 자신들을 서양인과 차별하는 태도와 언행에 직면하거나, 중국을 무시할 때라고 한다. 이외 중국에 대한 한국언론의 태도, 양국의 역사인식의 차이 등도 있다.(3)

정부나 국가 차원의 정책이 수립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과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같은 동아시아인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공동의 역사, 현실인식을 지니려는 작은 노력부터 매력을 느끼게 하는 시작일 것이다. 물론 중국에도 이러한 요청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유학생에 대해서는 우리가 노력할 일이다.

그러므로 재한 중국 유학생들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다양한 차원의 활동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들을 국내의 산업경제 인재풀로서, 귀국 후 중국내 한국관련 오피니언 리더층으로서 한중교류의 실제적 노드(node)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회 곳곳에서 개방된 태도로 이들을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 필자 주석

(1) 김수한·유다형(2014), 현대중국학회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2) 신영미(2010), 「중국내 반한정서의 현황과 동인-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중소연구』 34(3).

(3) 최지영(2011), 「재한(在韓) 중국 유학생의 한국에 대한 의식과 민족주의 성향 연구」 , 『국제정치논총』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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