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찰의 유가족 고립 작전은 오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16일부터 사흘째 광화문 누각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유가족들에게 경찰이 "광화문 앞 도로에 드러눕는 등 불법행위를 한다"며 연행하기 시작한 것.(☞관련 기사 : 경찰, 광화문 농성 중 세월호 유가족 16명 연행) 경찰은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비롯해 16명의 유가족을 범국민대회 예정 시각인 오후 3시를 전후해 연행했다. 경찰은 아울러, 유가족 연행에 항의하는 다른 유가족들과 시민들을 또다시 연행하려 했고, '혜선 엄마' 임성미 씨는 범국민대회 연단에 올라 시민들에게 'SOS'를 청했다. (☞관련 기사 : "경찰, 또 캡사이신·물대포 마구 뿌려")
'찬호 아빠' 전명선 416 가족대책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미안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저 안에서 여러분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이 마신 캡사이신, 공권력의 물대포 저는 그 중 캡사이신만 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한민국 역사 상 두 번째로, 깡패 같은 공권력 바리케이드를 넘었습니다. 2008년 이후 두 번째라고 합니다. 두드리면, 우리가 계속 요구하면 우리가 원하는 답변이 나올 겁니다. 국민과 함께 안전한 사회 인간 존엄의 사회를 위해 행동을 강행해 나갈 겁니다."
전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시민들을 향해 "4월 24일, 25일 다시 우리는 여기에 모일 것"이라며 "함께해 주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시민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예은 아빠' 유경근 416 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시민들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늘 차벽을 뚫은 게 두 번째라고 하는데, 처음으로 할 게 있다. 진짜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이날 유가족과 함께 자리를 지킨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 서기엔 너무 부끄러운 사람"이라고 말문을 연 정 의원은 "유민 아빠가 경찰에 팔이 비틀려서 끌려가는 장면을 보고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그는 "무지막지한 공권력은 유민 아빠, 영석 아빠, 그리고 시민 몇몇은 연행해 갈 수 있어도 이 땅의 정의를 연행해 갈 수는 없다"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의 표정도 밝았다. 박 위원장은 "오늘(18일)이 올해 들어, 가장 아름다운 밤인 것 같다"며, "(차벽을 뚫는 등) 길을 터주느라고 애쓴 민주노총 조합원과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와 준 민주 시민과 학생 여러분, 너무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여기서 확인한 것, 주변에 얘기해 달라"며 "25일에는 더 많은 시민이 모일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유가족들은 앞으로 나와 끝까지 함께한 5000여 시민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마지막으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경찰 측에 따르면, 이날 대치 과정에서 연행된 이들은 유가족 20명, 일반 시민 80명 등 총 1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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