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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첫 외국 방문' 러시아행 끝내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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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첫 외국 방문' 러시아행 끝내 불발 중국과의 관계 또는 중국에 대한 메시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취임 후 첫 순방지로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택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참석 시 얻을 수 있는 외교적 이득이 많지 않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30일(현지시각)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그(김 제1위원장)가 모스크바에 올 수 없게 됐다. 외교 채널을 통해 이같은 결정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의 내부 문제와 연관된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전승절 행사를 불과 열흘 앞두고 김 제1위원장이 행사 불참을 통보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중국과 관계 때문에 참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은 진작부터 있었다.

경남대학교 이수훈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할 경우 이것이 그의 데뷔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을 제쳐놓고 첫 해외 방문지를 러시아로 잡는 것이 북한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북·중 관계는 냉랭한 국면을 맞이했다. 하지만 한미관계에 비견될 정도로 가까운 양국 관계를 생각했을 때 이를 무시하고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로 움직이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북·중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지만 북·중 관계는 전통적인 파트너십이 공고하다. 양국의 기본적인 파트너십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러시아행을 붙잡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에 러시아보다는 자국을 먼저 방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으로 미·일 양국이 '신(新) 밀월 시대'를 열면서 중국을 압박해 올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챙기기에 더 신경을 썼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협력 사업을 도와주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핵문제에 대해서도 발언권이 생긴다"면서 "이런 계산을 하고 외교전을 벌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이득 없으니까 러시아행 접은 것

한편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에 갔을 때 얻을 수 있는 별다른 이점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행을 접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 잘 지낸다고 해서 당장 이득을 볼만한 일이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에 가서 들고 올 만한 외교적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북한이 취할 이렇다 할 이득은 없다"며 "다만 만약 이 행사에 미국도 오고, 한국도 참석하면서 분위기가 띄워졌다면 외교적 성과를 위해서라도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이득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에 가지 않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전통적으로 상대국과 외교적 활동을 할 때 뭔가를 받아야 움직이는 특성을 보여왔다. 북한이 러시아에 SOC(사회간접자본)를 비롯해 경제적인 문제에 투자해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 부분이 조율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과 관계 때문에 러시아 행사에 불참한 것이라는 해석에는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보고 러시아를 가지 않았다기보다는, 오히려 이번 러시아행 취소를 통해 중국에 메시지를 준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중국에서 9월에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있다"면서 "북한은 이번 일을 중국에 이야기하면서 '9월 행사에 참석할테니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라'라고 중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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