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경력이 있기에, 아직 전반기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부진하다고 교체의 강수를 띄우는 것은 어쩌면 현명하지 못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찰리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찰리를 교체하는 것은 NC 프런트의 현명한 무브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타이틀까지 가져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찰리지만 그 이후엔 매년 탈삼진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큰 차이는 아니지만 매년 볼넷 비율은 더 상승하고 있다. 삼진을 잡으나 그냥 땅볼이나 플라이아웃을 잡으나 똑같은 아웃카운트 1개지만, 삼진은 다른 방법으로 아웃을 잡아내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안전한 아웃카운트다. 땅볼이나 플라이볼은 안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30%가 넘지만, 삼진은 극히 드문 낫아웃 출루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100% 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삼진%라는 기록은 아직 국내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스탯은 아니다. 그렇기에 11.8%가 얼마나 낮은 삼진율인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서 30이닝 이상을 소화한 62명의 투수 중 찰리의 삼진율은 61위에 해당된다. 또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15% 미만의 삼진율을 기록중인 선수는 단 4명에 그친다. 찰리는 현 KBO 리그 투수 중 가장 삼진을 못 잡는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이다.
볼넷을 많이 허용하는 볼넷 공장장은 아니지만, 삼진을 워낙 못 잡고 있는 덕에 찰리의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은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선수 중 22위에 해당된다. 찰리보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LG의 루카스와 KIA의 스틴슨, 그리고 한화의 유먼으로 팬들이 모두 ‘우리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 투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찰리의 부진이 단순히 불운으로 인한 결과였더라면,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수치라도 좋아야 한다. 그러나 점점 나빠지는 볼넷 대비 삼진 비율과 함께, 찰리의 FIP도 함께 수직상승 하고 있다. 페어 지역으로 인플레이 된 공이 안타가 될 확률인 BABIP이나 잔루율도 리그 평균과 별 차이가 없다. 즉 계속 찰리가 1군 무대에서 공을 뿌린다 하더라도 딱히 반등의 여지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스탯을 참조하지 않더라도, 찰리의 공은 지난 2년동안 찰리가 뿌리던 공이라 볼 수 없다. 떨어진 구속과 함께 구위는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 140km대 중후반의 공을 뿌리던 찰리는 이제 130km 후반대에서 140km대 초반의 빠르지 않은 빠른 공을 던진다. 결혼으로 인해 훈련량이 부족했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다른 결혼한 선수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 볼 수는 없기에 이는 그리 좋은 핑계라 볼 수 없다.
NC는 팀 창단 이후 최초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반등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선수를 그저 기다리면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별로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1군 진입 3년만에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바로 지금이 주사위를 던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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