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조이 갈로가 28일간 남긴 것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조이 갈로가 28일간 남긴 것 [베이스볼 Lab.] 탄성으로 시작해 한숨으로 끝났다
7월 1일(한국 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조쉬 해밀턴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특급 유망주' 조이 갈로는 마이너리그 옵션을 통해 트리플A로 내려갔다. 지난달 3일, 부상자명단에 오른 주전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를 대체하기 위해 메이저리그에 전격 승격된 지 28일째 되던 날이었다.

우투좌타의 3루수 조이 갈로는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39번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됐다. 이후 3년 동안 루키, 싱글A, 더블A로 승격되면서 그가 이룬 성장세는 놀라운 것이었다. 특히 2년 연속 마이너리그 40홈런은 1981-82년 론 키틀 이후 3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갈로는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팀 내 유망주 랭킹 1위, 메이저리그 유망주 전체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갈로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홈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첫 타석에 들어선 갈로는 1회 2사 만루 상황에서 1루수 옆을 스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관중석 2층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이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추가하며 갈로는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데뷔전을 끝마쳤다.

그러나 이튿날 경기로 갈로의 약점은 낱낱히 드러났다. 상대투수 크리스 세일은 갈로를 상대로 3타석 동안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만을 던졌지만, 갈로는 그 공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9회 구원투수 작 듀크에게 메이저리그 2번째 홈런을 쳐냈으나, 이 경기에서 갈로가 노출한 약점은 나머지 26일간 갈로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물론 갈로의 28일이 실망만으로 가득찬 것만 아니다. (그랬다면 이 글을 작성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갈로는 몇몇 부분에서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제 갈로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과제와 성과에 대해서 살펴보자.

조이 갈로
25경기 98타석 19안타 5홈런 13타점 .218 .306 .448(타/출/장) 5실책
약점 1 : 타석 당 삼진율 43.9%



갈로는 43.9%의 확률로 삼진 아웃을 당했다. 이는 2015시즌 9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두 번째 경기에서 갈로의 약점을 파악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략은 집요했다.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전체 투구의 26%(104구)나 된다. 갈로는 104구의 공을 상대로 33번 스윙을 했지만, 21번(63.64%)이나 공을 헛치고 말았다. 그 결과 11번 삼진을 당했고, 6번은 쳐내기는 했지만 아웃을 당했다. 코스 타율 0.000. 처참한 결과다.

마이너리그 시절 그를 지켜본 스카우트들의 의견과는 달리, 갈로는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에는 강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몇번(6타수 4안타)의 실패 끝에 높은 공을 던지지 않으며 점점 집요하게 스트라이크 존의 아래쪽을 공략했다. 유인구에 휘둘리던 갈로는 아래쪽 코스의 공을 휘두르지 않는 전략을 취했다.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공을 맞히는 비율(Contact%)이 56.2%인 이상, 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갈로의 Contact%는 9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갈로가 마이너리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은 공을 좀 더 맞힐 수 있는 능력이다.

약점 2 : 좌완 상대 성적

vs L 39타석 05안타 2홈런 4타점 .135 .179 .297(타/출/장) 삼진율 59.0%
vs R 59타석 14안타 3홈런 9타점 .280 .390 .560(타/출/장) 삼진율 33.9%

텍사스를 상대로 좌완 선발투수를 올리는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갈로를 허수아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가 일정 때문에 좌완과 많이 맞붙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갈로에게 재앙이었다. 갈로는 좌완을 상대로 어쩌다 운좋게 홈런을 만들어낼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하지만 갈로의 극단적인 좌/우 편차에도 희망적인 요소는 있다. 갈로는 '적어도' 우완을 상대로는 리그 정상급 타격성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갈로가 좌완 투수를 상대로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그의 타격 성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약점이 명확한 것은 때때로 명확하지 않은 것보다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약점 3 : 잡아당긴 타구의 비율

당겨친 타구 68.2%
가운데 타구 27.3%
밀어친 타구 04.5%

갈로의 타구 중 68.2%는 당겨친 타구로, 9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가장 높다. 이는 대부분의 공을 당겨치는 것으로 유명한 마크 테셰이라(5위)보다 13%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반면 밀어친 타구의 비율은 4.6%로 메이저리그 타자 중 가장 낮다. 이대로라면 조이 갈로는 커리어 내내 수비 시프트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또한 당겨치기를 고집한다면 바깥쪽 코스의 공에 대응하기 힘들어진다.

조이 갈로는 때때로 바깥쪽 공을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한다. 몸이 누워질 정도의 풀스윙만을 고집한다면, 8년 차 시즌부터 BABIP(인플레이 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가 2할 중반대로 떨어지며, 급격한 타율의 하락을 보였던 마크 테셰이라의 전처를 밟게 될 확률이 높다.

강점 : 잘 맞은 타구의 비율

Hard% 스탠튼 49.7% 갈로 52.3%
HR/FB 스탠튼 32.1% 갈로 31.3%

갈로가 친 타구 중 잘 맞은 타구의 비율(Hard%)은 52.3%로, 9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가장 높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힘이 좋은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2위)보다 2.7% 높은 수치다. 뜬공이 홈런이 되는 비율(HR/FB) 또한 31.3%로 스탠튼(32.1%), 조이 버틀러(31.6%)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스 하퍼(29.6%)보다도 높은 수치다.

마이너리그 스카우트들이 말하는 갈로의 최대 강점은 20-80 스케일에서 80점을 받은 파워였다. 그리고 파워를 나타내는 두 가지 통계지표는 갈로의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임을 말해준다. 196cm, 93kg의 탄탄한 체격과 엄청난 배트 스피드만큼은 '진짜'라는 것은 중요하다. 마이너리그에서 몇 가지 약점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재능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론

갈로의 28일은 탄성으로 시작해 한숨으로 끝났다. 갈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면 그 약점은 더욱 두드러졌다. 갈로가 힘차게 잡아당긴 타구는 초기에는 1,2루 간을 가르는 안타가 되고는 했지만, 후기로 갈수록 시프트에 걸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갈로는 메이저리그에서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려 할 것이다. 사실 그동안 마이너리그에서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지만, 메이저리그에 정착하지 못한 수많은 유망주가 있었다. 어마무시한 파워를 갖췄으나,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맞히지 못했던 그들을 가리켜 쿼더러풀A 플레이어(AAA와 메이저리그 사이의 선수 뜻)라고 불렀다. 그들이 가졌던 문제와 갈로가 겪은 문제는 많이 닮아있다.

그러나 갈로에게는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 갈로는 아직 21살에 불과하며, 그가 선보인 '파워'만큼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돋보이는 것이었다. 만약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갈로는 특별한 선수가 될만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